* 서울 가락시장에 제주에서 올라온 무가 쌓여 있다. 한파 피해로 제주월동무의 시세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출하자들은 정부 차원의 수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 피해 규모 3600여㏊
20㎏ 하품 3000원대로 급락
특품은 품귀로 1만7000원대
시장격리 결정에도 산지 불안
''정부 안나서면 값하락 장기화''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3. 2. 15
제주월동무의 한파 피해 영향으로 무값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 출하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자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시장격리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정부가 무값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무값은 1월 하순 제주에서 발생한 한파 피해로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1월24∼28일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의 영하 지속 시간은 39∼59시간, 최저온도는 영하 5.4℃를 기록해 월동무 상당수가 언피해를 봤다.
이에 따라 산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출하량이 요동치자 8∼1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값(20㎏ 상품 한망 기준)은 하루 만에 1만1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급락했다가 이틀 뒤 1만2000원대로 오르는 등 시세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상품성에 따라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상품성이 하락한 하품 가격은 20㎏ 한상자당 평균 3000원대로 급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좋은 중품 가격은 9000원대, 상·특품은 1만3000∼1만7000원대에 거래되는 등 시장에서 상품성이 높은 무의 품귀 현상이 빚어진다.
최경태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제주 해안가에서 출하되는 일부 물량은 언피해가 적어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중산간지역에서 출하되는 물량은 대부분 상품성이 저하돼 시세가 폭락했다”며 “이미 소비지에 제주월동무가 언피해를 봐 상품성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구매자들이 구매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세 전망도 밝지 않다. 최 팀장은 “최소한 3월 중순이 지나야 소비지에서 제주월동무를 재평가하고 소비심리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무값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산지에선 시장격리 등 자구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월동무연합회, 지역 농협과 회의를 하고 예산 36억원을 지원해 600㏊를 대상으로 시장격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에 따르면 1월 한파로 3648㏊ 규모의 언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 관계자는 “언피해로 월동무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하자들은 지자체 시장격리는 임시방편일 뿐 정부 차원의 수급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언피해를 본 면적이 넓기 때문에 남은 피해물량을 처분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무값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지자체 시장격리 규모로는 지금 무값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제주월동무 출하시기가 1년 중 5∼6개월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무값 하락 경향이 굳어지면 여름작기 이후부터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등 수급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도 “농가들은 한푼이라도 건지기 위해 언피해를 본 무를 출하할 테고, 결국 무 시세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적극 나서 수급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지역농가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제주월동무 피해가 큰 상황에 대해 공감한다”며 “농가·유통인 등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정확한 수급 상황을 점검 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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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제주도, 언 피해 월동무 시장격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