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물 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번호판 사용료 2000만~3000만원 관행 퇴출
농업계, 시장 변화 예의주시
농민신문 이현진 기자 2023. 2. 7
그동안 화물운송업계에서 이른바 ‘번호판 장사’를 한다고 비판받아온 지입전문회사가 시장에서 퇴출된다.
국토교통부와 국민의힘은 6일 당정협의를 연 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번 방안이 지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계기로 부각된 국내 화물운송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먼저 국내 화물업계의 관행으로 유지돼온 지입제(持入制)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지입제는 화물차 기사가 자신의 차량을 운송사 명의로 등록한 뒤, 사실상 독립적인 영업을 하면서도 운송사에 번호판 대여 비용인 지입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지입업체들은 보유한 번호판을 화물차주들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로 2000만~3000만원, 위·수탁료로 월 20만~30만원 번호판 장사를 해왔다.
국토부는 운송 기능을 하지 않고 지입료만 떼먹는 운송사를 퇴출하고자 모든 운송사로부터 운송 실적을 신고받을 계획이다. 이를 기준으로 운송 실적이 미미한 운송사에 대해선 화물 운송사업용 번호판을 회수하는 감차 처분을 내린다. 회수한 번호판은 운송사로부터 일감을 받지 못한 화물차 기사에게 개인운송사업자 허가를 주는 방식으로 내준다.
지입업체가 번호판 사용료를 화물차 기사에게 돌려주지 않거나, 차량 교체 동의 비용으로 700만∼800만원을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하면 역시 감차 처분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빨대 구조를 퇴출하겠다”며 “국가 면허인 번호판 장사를 통해 수익을 중간에서 뽑아가는 구조를 이번 기회에 손보겠다”고 밝혔다.
지입제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운전자를 직접 고용해 월급을 주며 관리하는 운송사에는 증차를 허용한다. 아울러 유가 변동에 취약한 화물차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고자 유류비에 따라 운임을 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
아울러 지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는 표준운임제로 대체된다. 기존 안전운임제는 화주와 운송사, 운송사와 차주 사이 최소 운임을 강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새로 도입되는 표준운임제에선 운송사가 차주에게 주는 운임만 강제한다.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은 처벌 조항은 없애고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농업계도 정부의 이번 방침에 따른 화물운송업계의 지각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농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계 물류산업 관계자는 “이번 정부 방안으로 화물차 기사들과 지입업체 측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대부분 영업용 또는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농가 입장에선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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