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음료 가격 인상에 이어 빙과·제과 등 일부 상품 가격 인상을 잇따라 예고하면서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가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물가 안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유통업계는 먼저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한 상시 가격 할인 행사를 연장하고, 특히 업체간 최저가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농협유통 하나로마트의 경우 무·배추·수박 등 제철·수급 불안 농산물을 최대 70%까지 상시 가격 할인하는 행사를 올해 12월31일까지 연장 진행한다. 이용흠 농협유통 홍보팀장은 “소비자가 필수 먹거리인 농산물을 구매하는데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올해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시행된 ‘2022년 물가안정 프로젝트’에 이어 ‘2023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연중 진행한다. AI(인공지능)최저가격·물가안정 365 등 다양한 할인판매 행사를 통해 올해도 물가 안정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시 할인 가격을 제공해 고객들의 구매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는 게 목표”라며 입을 모았다.
유통업계가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저가 할인 경쟁에 들어간 점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내달 3일부터 물가안정 프로젝트 ‘The Limited(더 리미티드)’를 진행한다. 신선식품·가공식품·일상용품 등 48개 품목을 선정해 최대 50% 할인판매한다. 최진일 이마트 MD 혁신 담당 상무는 “고물가 시대에 매분기마다 ‘The Limited’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이에 맞서 내달 2일부터 생활 필수 품목에 대해 최저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물가안정 TF를 신설해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프라이싱팀’ 운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형마트가 최저 가격을 내세우는 이유는 올해도 고물가로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대비 5.1% 상승했다. 음식·숙박 부문과 식료품·비 주류음료 부문은 2021년 대비 각각 7.6%·5.9% 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유통업계는 고물가 기조가 당분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가격 경쟁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