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채소류의 공급 상황이 원활한 반면 대목 특수는 가라앉아 전반적인 시세가 하락세 양상을 띠고 있다. 사진은 설 대목 기간 가락시장에서 엽채류 채소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2023 설 대목장 점검ㅣ채소류] 배추 가격 ‘반토막’…무 시세도 약세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2023. 1. 17
2023년 설 대목장 기간 배추, 무, 호박, 시금치, 버섯 등 주요 채소류의 공급은 원활한 상황이다. 하지만 설 대목장이란 말이 무색하게 도매시장 시세는 한풀 꺾여 있는 모습. 가락시장 경매사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매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예년 가격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인건비와 시설하우스 난방비 등 생산비가 올라 출하주가 만족할만한 가격은 아니라고 전했다.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채소류에 대한 도매시장 분위기를 점검했다.
# 배추·무
겨울배추 생산량 32만3000톤
전년비 15% 늘고 소비도 부진
겨울무는 생산량 줄었지만 ‘약세’
생산량이 늘어난 배추는 설 대목장임에도 가격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겨울배추 생산량은 32만3000톤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5.0%,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육기 기상 여건이 양호해 과숙 물량이 많고, 지난해 12월부터 낮은 시세가 지속돼 시장 출하보다는 창고에 저장하는 물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4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평균가격(10kg그물망·상품)은 4103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가격 7720원(평년 6121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도매시장 시세가 오르지 않자 해남 등 겨울배추 산지에서는 수확 작업을 미루고는 있으나, 출하 물량이 뒤로 계속 밀리게 되면 설 명절 이후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2팀장은 “산지에서 출하를 위한 작업 여건은 문제가 없는데 소비 자체가 안 되다 보니까 출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지금은 설 대목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밭에 있는 물량이 뒤로 밀리다 보면 앞으로 가격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설 명절 이후 더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저장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겨울배추도 어쨌든 2월 말, 3월 초면 작업이 모두 끝나야 하기 때문에 물량은 계속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겨울무는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시세는 소비부진으로 하락세다. 2022년산 겨울무 생산량은 37만2000톤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6.5%, 6.2% 감소했으나, 1월 들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무 평균가격(20kg·상품)은 1만원 초반대로, 전년 동월 및 평년 평균가격 1만1597원, 1만1618원보다 하락한 상태다.
# 호박·시금치·버섯
애호박, 물량 없지만 시세 보통
시금치도 대목 특수 없을 듯
버섯, 예년보다 가격 낮을 전망
애호박은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출하가 이뤄지고 있으며, 산지 작황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출하 물량은 예년 설 대목장과 비교해 많지 않은데 생산비 상승으로 재배면적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매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세는 3만원 중반대로 예년과 비슷하지만 출하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소비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호승 중앙청과 과장은 “물량이 없는 것에 비하면 잘 나오는 시세가 아니다”며 “가격은 3만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만 산지에서는 인건비와 기름값이 너무 오른 데다 명절 대목임을 감안하면 산지에서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금치는 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물량도 늘고, 시세도 소폭 상승할 것이란 예상하나, 예년보다는 가격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민 한국청과 경매사는 “작황은 지난해 10~11월에 기후 여건이 좋아 1월에 나올 물량이 12월 중하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며 “지금도 출하 물량은 예년에 비해 많이 나온 상태고, 가격은 평소 설 대목 같으면 한 단에 2500원 내외에서 움직였다면, 올해는 그렇게까지 가격이 형성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버섯도 출하 물량이 많은 편인데 소비 부진으로 예년보다 가격이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송재현 동화청과 과장은 “보통 느타리와 새송이가 많이 나가는데 전반적으로 소비가 부진한 편이고, 시장으로 나오는 물량은 많은 상태”라며 “보통 설 명절에는 버섯 2kg 한 상자에 1만원은 넘고, 1만5000~1만6000원까지 나가는데, 현재 8000~9000원대에서 움직인다. 다만 명절이 가까워 올수록 한 번 정도는 가격이 뛸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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