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농산물 운송비가 크게 오르면서 제주지역 겨울 채소 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최근 월동무 41%, 당근 20% 등 평균 30% 이상 물류비 올라
인건비.비료값 인 이어 경영 부담 가중...일부 농가 출하 중단도
제주일보 진주리 기자 2023. 1. 11
“농산물 가격은 떨어지는데 운송비 가격은 매해 치솟으니 갈수록 농사 짓기 참 힘드네요.”
최근 농산물 운송비가 크게 오르면서 제주지역 겨울 채소 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코로나19 여파로 인건비와 농자재값, 비료값 등이 크게 올라 영농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최근에는 운송비까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 사이에선 시장 가격은 지지부진한데 생산비는 오르기만 하니 농사를 지어도 남는 게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에 따르면 화물 운송회사들은 본격적인 월동 채소 출하를 앞두고 농가와 사전 협의 없이 농산물 운송 단가를 품목별로 20~40% 가량 인상했다.
품목별로 무게가 달라 가격이 상이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평균 30% 이상 물류비가 올랐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당근의 경우 작년에 상자당(20㎏) 2500원 하던 운송 단가가 올해 3000원으로 20% 올랐다.
월동무의 경우 파레트 1개 기준 운송 비용이 8만5000원에서 올해 12만원으로 41% 급등했다. 파레트 한 개에 최대 월동무 54개를 실을 수 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은 “농민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운송 단가를 올려 농가들은 속수무책으로 그저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도내에서 생산된 겨울채소는 대부분 해상운송을 이용하고 이동 거리가 길어 운송비 인상에 따른 충격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 지난달 말 본격 출하를 앞두고 농산물 운송 단가가 일방적으로 인상된 것을 알게 된 일부 농가들은 ‘남는 게 없다’며 농산물 출하를 중단한 상태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양배추 컨테이너 운임비가 작년에 47만원이었다가 올해 55만원으로 올랐다. 양배추 농가들은 유통비를 빼면 마진이 안 남을 것 같아 현재 출하도 일시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생산 원가는 상승일로인데 소비 침체 등으로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뒷걸음 치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무(상) 1개 도매 가격은 1041원으로 같은 기간 평년 대비 12.2% 낮은 가격을 형성 중이다. 양배추도 포기당 1587원으로 평년 대비 32.6% 급락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광덕 제주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 사무국장은 “화물 운송업체 측이 농업계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운송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업체들의 담합이고, 농민들에 대한 일방적인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품목별생산자연합회는 조만간 도지사 면담을 추진해 제주도 차원의 농산물 공공 운송체계 도입을 촉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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