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2022년 식품소비행태
가구원당 연간 쌀소비량 24㎏
대체재 많아 중장기 전망 암울
장기적인 소비 확대방안 절실
가공식품·아침밥 메뉴 개발을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2. 12. 12
국민 한명이 ‘집밥’으로 소비하는 쌀이 연간 24㎏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하루 65.75g만 먹는다는 의미로 채 밥 한공기(쌀 100g)가 안되는 양이다. 주식으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리는 쌀의 현주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9일 aT센터에서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를 열었다.
쌀 집밥 소비량은 강혜정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의 발표에서 공개됐다. 강 교수는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 대상 3321가구 중 쌀을 일부라도 구입해 먹는 2749가구를 대상으로 이들의 쌀 조달빈도와 조달단위를 곱해 가구당 연간 쌀 소비량을 추산했다. 이어 가구 소비량을 성인환산가중치(성인 1, 청소년 0.8, 미취학자녀 0.5)로 조정된 동거 가구원수로 나눠 가구원당 연간 쌀 소비량을 산출했다.
그 결과 2022년 가구원당 연간 쌀 소비량은 24.14㎏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인당 쌀 소비량 56.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이는 통계청 조사는 가정 내 소비와 외식 등을 포함하기 때문인데, 외식을 감안해도 24㎏에 불과한 가구 내 연간 쌀 소비량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쌀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선 통계청이 쌀 소비량을 과다 추산했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외식을 통한 쌀 소비량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컸다. 한식·일식·중식 등을 구분하지 않고 누군가의 집에서 빵 등을 접대받아도 외식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쌀 소비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쌀 소비량은 어떻게 변할까. 이번 조사에선 2021·2022년 쌀 소비량은 직전 연도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밥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에 올해보다 밥류 취식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11%로 줄이겠다는 응답(3.8%)보다 많아 당분간 가정 내 쌀 소비량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장기 전망은 어둡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쌀 대체재가 많아지면서 쌀 소비량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데다 늘어나고 있는 1인가구· 맞벌이가구 등의 쌀 소비량이 적은 것으로 확인돼서다. 이밖에도 외식 의존 가구, 고소득 가구, 간편식 선호 가구 등 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다이어트 노력층의 쌀 소비량이 적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중장기적 쌀 소비촉진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강 교수는 “가정간편식(HMR)·외식·배달 빈도가 높을수록 쌀 소비가 적은 만큼 쌀을 이용한 HMR 같은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쌀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이어트로 집밥을 안 먹는 소비계층을 위해 쌀의 영양학적 가치를 연구해 쌀의 우수성과 건강 기능성을 적극 홍보하고, 시간이 없어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아침밥 메뉴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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