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가뭄에 광범위한 ‘꿀통현상’ 피해를 입은 해남군 화원면의 한 배추밭. 육안으로도 볼 수 있듯 상품성이 없어 수확이 불가한 상태다.
곳곳에 잎마름병·꿀통현상 속출
농민들, 정부에 피해보상 호소
한국농정신문 이선미 기자 2022. 11. 27
전남 해남 지역은 지금 김장배추 수확기에 접어들어 농민들의 일손이 바빠지는 시기다. 그런데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은 오히려 깊은 시름에 빠지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 배추가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50년 만의 가뭄’이라 할 만큼 전남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아 배추 정식기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다. 수확기에 이르러 배춧잎이 마르는 ‘잎마름병’과 배춧속이 녹는 ‘꿀통배추’가 발생해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잎마름병과 꿀통배추는 석회부족으로 생기는 현상인데, 물 부족이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해남 화원면 배추농가 김모씨는 “20년 배추 농사를 지으면서 올해 같은 일은 처음이다. 생산량의 60~70% 정도에 잎마름병과 꿀통배추가 생겨 수확을 포기해야 한다”며 “절임배추를 하고 있는데 수확을 포기한 배추가 많아 주문받은 절임배추 물량에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아 큰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산이면 배추농가 주모씨는 “생협에 절임배추를 납품하는데 꿀통배추가 너무 많아 계약물량을 맞추기 힘들다”며 “정식기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배추들이 가뭄으로 인해 그 피해가 가중됐다. 태풍피해 보상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농작물재해보험에서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해남 화원면의 경우 전체 배추 중 60% 정도가 이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예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은 밭도 있다. 포전거래를 마쳤다 해도 상인들이 피해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데다 수확 후 밭 정리를 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손해가 가중되고 있다.
화원면사무소 관계자는 “관내 재배 배추의 피해는 알고 있으나 보상이나 추가 대책은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며, 농민들은 가뭄은 자연재해인 만큼 정부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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