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30만6000원, 대형마트 35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을 배추 재배면적 증가·작황호조로 가격하락…구매의향은 감소세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30만6000원
대형마트 35만6000원
채소류 가격 낮고 양념류 가격 높아
배추 가격은 가을배추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호조로 낮게 형성돼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2. 11. 22
예로부터 ‘겨울의 반 양식’이라고 불리며 적게는 3~4개월, 길게는 7~12개월간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이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은 강원, 경기 북부부터 시작되는 김장 성수기는 다음 달 초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김장 성수기는 일반적으로 김치를 가장 많이 담그는 시기일 뿐 가정의 특색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 예부터 일반적으로 김장 적정 시기는 일 평균기온이 4도 이하, 일 최저기온이 0도 이하로 유지될 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도시가구 패널 620명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철 가정 내 소비자 중심의 김장 수요, 김장김치 조달형태, 김장 원·부재료 구매 형태 등을 조사한 결과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은 2020년 62%에서 올해 65.1%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장김치를 직접 담그는 이유로는 ‘가족이 선호하는 입맛을 맞출 수 있어서’가 47.5%로 가장 많았으며 ‘시판김치보다 원료 품질을 믿을 수 있어서’ 33.9%, ‘절임배추·김장양념 등으로 김장이 편리해서’ 10.3% 순이었다.
또한 시판김치 구매도 동기간 23.9%에서 25.7%로 증가했다. 지인으로부터 구매·무료 조달 비율은 5% 미만이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김장 성수기 주목할 부분에 대해 짚어봤다.
# 4인 가족 기준 배추·무 구매의향량 지난해 대비 감소
김장철 주로 사용되는 배추, 무 구매 의향량이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4인 가족 기준 김장용 배추 구매 의향량은 21.8포기로 지난해, 평년 대비 각각 1.5%, 3.7% 감소했으며 무 구매 의향량도 평균 8.4개로 지난해, 평년보다 각각 3.5%, 4.6% 줄었다. 김장용 가을배추·가을무 구매 의향량은 생산량의 증감 여부와 관계 없이 전반적인 감소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건고추·마늘에 대한 가구당 구매 의향량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남은 고춧가루와 냉동 다진 마늘 등 가정용 재고로 건고추 구매 의향량은 지난해 대비 2.9%, 마늘은 5.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장을 담그는 소비자의 김장배추 형태별 구매비율은 절임배추가 55.9%로 신선배추 40.4%보다 높고 절임배추와 신선배추를 모두 구매하는 비율은 3.8%다.
가구 소비자의 50% 이상이 김장용 배추로 절임배추를 구매하며 절임배추와 신선배추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절임배추 사용 비율이 증가했다. 2019년 이후 신선배추 구매비율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절임배추 구매비율은 다소 늘어나는 추세다. 절임배추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절임과정이 번거로워서 72.8%, 김치 담그는 시간이 절약돼서 20.7% 순이다. 신선배추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지인 등으로부터 손쉽게 얻을 수 있어서 33.7%, 절임배추 위생, 포장 등의 상태를 믿을 수 있어서 31.3%, 절임배추를 사용해 담그면 입맛에 맞지 않아서 18.2% 등이다.
무, 고추, 마늘의 부재료 형태는 각각 양념용 김치양념(김칫소), 고춧가루, 통마늘 형태의 구매 의향이 높다. 김장 무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김치양념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49.2%로 가장 많고 깍두기 24%, 총각김치 10.6%, 동치미 10%, 열무김치 2.4% 등 원료로도 사용한다.
고추는 고춧가루 형태로 구매하는 비율이 76.4%로 가장 많고 건고추 22.2%, 홍고추 1.3% 순이다. 마늘은 통마늘 형태의 구매 의향이 57%로 가장 많고 깐마늘 32.5%, 다진마늘 10.5% 순으로 조사됐다.
# 김장비용 전통시장 30만6000원, 대형마트 35만6000원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30만6000원, 대형마트 3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주재료인 채소가격이 높고 부재료인 양념류 가격이 낮았던 반면 올해는 채소류 가격이 낮고 양념류 가격이 높다.
물가정보에서는 배추, 무, 총각무, 대파, 쪽파, 고춧가루(태양초), 깐마늘, 생강, 소금(천일염), 새우젓(추젓), 멸치액젓 등을 4인 가족 기준에 맞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격을 비교했다.
배추 가격은 가을배추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 호조로 낮게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에서 김장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마늘, 고추, 소금 등의 비축물량을 방출하고 김장재료와 돼지고기를 비롯한 굴, 젓갈 등 수산물까지 할인 정책을 지원하는 등 김장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김장 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동훈 물가정보 연구원은 “최근 고품질의 고랭지 김장 채소가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며 “이달까지는 고랭지 배추로, 다음달 이후에는 남부 지방 배추로 김장하는 게 올 겨울 지혜로운 김장방법”이라고 귀띔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배추 가격은 상품 기준 포기당 3088원으로 2주 전 3235원보다 4.5% 하락했으며 지난해 4689원 대비 34.1% 낮다. 김장철에 공급되는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4% 증가했다.
aT는 주요 김장재료 14개(배추, 무, 고춧가루, 대파, 쪽파, 양파, 생강, 갓, 미나리, 배, 굵은 소금, 새우젓, 멸치액젓) 품목에 대한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의 가격 조사를 통해 배추 20포기 김장비용이 21만5037원으로 지난해 보다 12.2%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기준 고춧가루, 깐마늘, 쪽파, 새우젓 가격이 지난해 대비 낮아 전체 김장비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소금은 지난해 6kg 기준 1만2197원보다 소폭 상승한 1만4261원을 보이고 있다. 고춧가루 가격은 2kg 기준 지난해 6만3740원에서 올해 6만81원, 깐마늘 1.3kg은 1만5297원에서 1만5025원, 쪽파는 6789원에서 5244원, 새우젓은 1만7468원에서 1만3601원으로 하락했다.
aT와 물가정보의 김장비용 격차는 aT가 식습관 변화 등을 반영해 올해 김장비용 조사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세계김치연구소와 대한민국김치협회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저염식 선호와 김치냉장고 보편화 등 소비환경을 반영해 조사 품목과 비중을 변경했다.
소금, 새우젓의 비중을 줄이고 양념으로 많이 사용되는 배, 양파를 추가한 것이다. 장기 저장이 어려운 굴은 제외했다.
조사기준 변경 전 기준으로 김장비용을 분석하면 31만9529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6% 하락했다. 현재 하락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올해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낮게 유지될 전망이다.
# 가을배추 생산량 증가, 무는 감소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4% 많고 평년 수준인 126만7000톤, 가을무는 지난해와 비슷하나 평년보다 1.8% 적은 38만5000톤으로 전망된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 출하기와 올해 여름배추 가격이 높아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2%, 1.3% 증가했다. 단수 또한 무름병 등 병해 발생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지난해보다 8.2% 늘었다. 가을 무 재배면적은 지난해, 평년보다 각각 0.9%, 2.1% 증가했으나 뿌리혹병 등 병해 발생으로 단수가 지난해 대비 1.2% 감소했다. 초기 생육기인 지난 9월 기상여건 악화로 생육이 지연된 가을배추는 본격적인 출하로 이달과 다음달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영 대아청과 상무이사는 “배추 생산량이 많아 출하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출하가 지연될 경우 그 여파가 월동배추, 봄배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념채소인 건고추, 마늘, 양파의 경우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로 민간 저장량 납품,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팀장은 “건고추와 마늘, 양파 등을 보관하고 있는 민간 저장업체 등이 정부가 김장비용 안정을 위해 건고추·마늘·양파 비축물량 1만 톤을 방출하자 가격 하락을 의식해 납품, 출하시기를 늦췄다”며 “저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음달 중 풀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재료인 배추 가격이 크게 낮고 김치양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고추와 마늘, 양파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김장비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도매시장, 농경연, aT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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