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김장철이 시작됐는데도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배추·무 시세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판매되지 못한 배추·무가 쌓여 있는 모습.
반입량 감소에도 시세 하락
배추 가격 지난해 절반으로
무 평년보다 높지만 내림세
서울권 소비가 분수령 될듯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11. 18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경제 위축 등 소비 악재로 김장철 성수기를 맞은 배추·무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보다 도매시장 반입량이 줄었음에도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김장철 특수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김장철 시세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시작될 서울권 김장 소비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배추 10㎏ 상품 한망이 평균 4886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9819원)보다 50%, 평년 11월(6672원)보다 26.7% 하락한 값이다.
같은 날 무는 20㎏ 상품 한상자가 평균 1만1890원을 기록, 지난해 11월(1만1492원)보다 높고, 평년 11월(9727원)보다는 22.2% 높았다. 다만 11월초 무값이 1만5000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경기 북부권을 시작으로 수도권 김장이 시작됐음에도 이처럼 시세가 반등하지 못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11월 들어 가락시장 반입량은 지난해 대비 감소했지만 최근 금리인상 등이 영향을 끼쳐 시세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월1∼16일 가락시장 배추 반입량은 2만325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8% 줄었고, 무 반입량은 1만1862t으로 지난해 대비 약간 감소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11월초에는 이태원 참사로 유통업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고,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김장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 김장배추 생산량도 늘어난 상황이라 시세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가구 소비자 620명을 대상으로 10월 17∼19일 진행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장을 담그는 비율은 65.1%로 지난해(63.3%)보다 조금 늘어났다.
하지만 4인가구 기준 김장용 배추 구매 의향량은 21.8포기, 무는 8.4개로 지난해 대비 각각 1.4%·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 소비가 둔화하면서 도매시장엔 재고가 쌓이는 등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최근 반입된 배추 상품성이 좋지 못한 데다 판매가 잘 안되다보니 재고가 200∼300t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올해 김장철 시세 반등은 수능일(17일) 이후 서울권이 김장에 들어가는 시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말부터 김장 소비가 활성화하면 시세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최근 날씨가 온화해 배추 작황이 매우 좋아 공급량은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권이 본격적으로 김장에 들어가지 않은 만큼 11월 넷째주 소비가 늘어날 경우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