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야채가게 앞에선 고객이 무, 배추 등을 둘러보고 있다. © News1 권진영 기자
aT "김장 비용 21만1389원…배춧값 23.2% 저렴"
시장 상인들 "김포족 늘어…체감가 작년과 비슷"
뉴스원 이민주, 권진영 기자 2022. 11. 14
"배추도 내리고 무도 싸졌는데 손님이 없네요. 지난해 이맘때하고 비교하면 손님이 절반 수준이에요."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채소가게 주인 박모씨(30대)는 박스에 담긴 무를 매대에 옮기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게 앞쪽으로 쌓인 배추를 가리키며 "품종이나 산지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가격이 낮아졌다"고 했다.
같은 시장 상인인 김모씨(30대) 역시 김장 재룟값이 저렴해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7000원 하던 쪽파가 절반 수준이 됐고, 배추도 3포기에 1만5000원씩 하던 게 1만2000원 정도로 내렸다"며 "김장철이라 배추, 무가 쏟아져나오는데 고객은 지난해보다도 적다"고 푸념했다.
전통시장이 주요 대목인 ''김장철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룟값이 지난해보다 저렴해졌지만 이를 사러 나온 소비자가 많지 않아서다. 상인들은 경기 악화 등 요인으로 가격 하락이 체감되지 않는 수준이고 김장을 하지 않는 ''김포족''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올해 김장 비용(20포기 기준)은 지난해 대비 9.1% 하락한 21만1389원이다. aT는 배추가격 하락이 전체 김장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10일 기준 배추가격은 포기당 3235원으로 전년 대비 23.2% 싸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김장 수요가 감소한 배경과 관련해 김장 재룟값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일부 품목에 국한됐고,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아 소비자 체감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랑 무 가격이 내리긴 했지만 양념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등 재료는 오히려 비싸졌다"며 "이를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홍모씨(50대)도 "배춧값이 내렸다고 하는 데 느끼기에는 비슷하다"며 "쪽파나 갓 이런 부재료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두 배는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 장모씨(40대)도 "배추만 내렸지 양념은 비싸다"며 거들었다. 주부 송모씨(70대)도 "싸진 게 없다. 지난해에 열무 한단에 7000~8000원을 주고 샀는데 오늘 1만1000원에 샀다"고 말했다.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김포족''이 늘어난 점 역시 대목 특수를 앗아간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만난 소비자 다수는 올해 김장하는 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70대 주부 송모씨는 "올해는 돈도 많이 들고 힘들기도 해서 김장을 많이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조모씨도 "지난해보다 김치를 적게 담그기로 했다"며 "일단 조금만 담고 이후에 바로바로 김치를 담가 먹어도 된다"고 전했다. 30대 주부 이모씨도 "매년 시댁에서 김장을 같이했는데 올해는 김장을 안 하신다고 해 조금씩 사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농수축산신문] 생산자 단체, 노은도매시장 하역비 도매법인이 부담하도록 해야 
[농민신문] 농식품분야 사업화 고민 해결…농진원 ‘농산업 지원사업 대국민 설명회’ 호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