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등 출하자 단체들이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 노은도매시장 내 도매시장법인들이 전문하역업체와 용역을 체결해 하역비를 법인이 모두 부담할 수 있도록 개설자인 대전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하역비 전액 법인부담 조건 노은도매시장 개설 불구
표준규격품 외 출하자 부담
2개 법인에 적용기준도 달라
“농안법 역행 자의적 운영” 지적
시정조치 없으면 실력행사 경고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2. 11. 11
대전노은농산물도매시장의 하역비 문제를 둘러싸고 출하자 단체들이 개설자인 대전시의 행정 역량을 지적하고 나섰다. 하역비용을 도매시장법인이 전액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개설된 노은도매시장은 표준하역비와 관계없이 도매시장법인이 하역비를 전부 부담해야 하는데, 대전시가 이를 지키지 않아 출하자들이 하역비를 부담하는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출하자 단체들은 대전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9일 오전 노은도매시장 내 대전중앙청과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의 도매시장 행정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현행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규정 등에 따라 도매시장에 규격출하품으로 출하되는 모든 출하품에 대해 표준하역비를 도매시장법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표준하역비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제2도매시장인 노은도매시장은 도매시장법인이 하역비를 전액 부담하는 것을 지정조건으로 개설된 도매시장으로, 표준하역비와 관계없이 도매시장법인이 하역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은 1997년 이후 개장한 도매시장에 적용되는데, 노은도매시장은 2001년 개장했다. 전국의 제2도매시장은 노은시장을 비롯해 구리, 부산반여, 서울강서, 광주서부 등 5곳이다.
출하자 단체들에 따르면 노은도매시장에서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 다른 4곳은 도매시장법인이 항운노조 등(전문용역업체, 자회사)과 용역을 체결해 법인이 하역비를 전부 부담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와 달리 노은도매시장은 대전시가 자체적으로 표준하역비 법인부담 품목(완전규격출하품, 표준규격 74개 품목)을 정했고, 이에 해당되지 않는 품목은 출하자가 하역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대전시의 도매시장 행정이 출하자를 보호하도록 한 농안법 취지와는 반대로, 하역비 부담을 출하자에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 같은 대전시 행정이 노은도매시장 내 2개 도매시장법인(대전원예농협, 대전중앙청과)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협의 경우는 전문업체와 용역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는 반면 대전중앙청과만 시장관리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하역비를 결정하고 있어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관리운영위를 통한 하역비 결정은 제2도매시장에 적용하는 규정에 맞지 않는, 농안법 위반 행위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외부 인상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시장관리운영위 논의 구조상 하역비가 오를 때마다 출하자 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등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대전중앙청과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같은 도매시장 내 원협과 마찬가지로 전문용역업체와 용역을 체결해 하역비를 전액 부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수년 전부터 피력하면서 시정 조치를 대전시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출하자 단체들은 “대전시가 농안법을 지키지 않고 자의적으로 도매시장 행정을 펼치면서 그 피해가 농민(출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도매시장법인이 전문용역업체 등과 용역을 맺어 하역비 전액을 부담할 수 있도록 대전시가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을 경우 법적소송, 집회 등 실력행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병선 한유련 회장, 전해일 한농연중앙연합회 대외협력부회장, 노만호 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 정재균 한농연대전시연합회장, 서일환 농촌지도자대전시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도매시장통계연보를 보면 2021년 기준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청과부류 거래금액은 약 2893억원이며, 하역비 규모는 22억3900만원으로 나와 있다. 하역비 부담 현황은 출하자가 19억900만원, 법인이 3억3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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