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11일 강릉 송정 들녘에서 농민들이 배추 방제를 하고 있다. 고랭지 배추는 폭우와 가뭄, 태풍까지 겹치며 가격이 폭등했지만 출하 시기가 늦은 준고랭지 배추가 출하되며 도매가가 지난달 초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10월 말 가을배추가 출하되면 값이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권태명기자
정부의 수급 정책이 가격 하락 부추겼단 지적도
농식품부 "가격 동향 고려하여 공급 물량 조절"
강원일보 류호준 기자 2022. 11. 07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배추 가격이 폭락하며 강원도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부터 떨어지던 배추 가격이 급락, 생산비도 건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천에서 9,917㎡(3,000평) 규모의 밭에 가을배추 4만 포기를 심은 이모(39)씨. 그는 올해 작황 호조에도 근심이 크다.
이씨는 비료값이나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배추 한망(3포기)에 6,000원 이상은 받아야 하지만 올해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4,000~5,000원 사이로 거래된다고 하소연했다. 농사를 지어도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보통 등급) 한망 가격은 4,930원으로 전년 동기 8,674원 대비 43.2% 하락했다. 통계청 기준 올해 도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558㏊로 전국 8개 도 중 4위다. 지난해 1,445㏊에 대비 9.9% 증가했다.
농민들은 가을배추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정부의 배추 수급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심재룡 한농연강원도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올해 가을배추의 생산면적 확대로 김장철에 배추 가격 안정과 생산량 증가가 예상됐다"라며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되면 배추가격 하락이 예측됐음에도 정부가 10월 중순에 배추 비축 물량을 풀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생산량과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공급 물량을 조절해나갈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름철에 고랭지 배추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9~10월 정부의 배추 비축 물량을 공급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배추 등 김장철 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실시하고 있고 가격 하락세를 고려해 시장 공급 물량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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