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다기’ 오이 지난해 절반값
경기침체 여파 애호박도 약세
청양고추 물량 달려 반짝 강세
경남지역 출하땐 하락세 예상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11. 07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 등 경기부진 영향이 농산물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식 소비 비중이 높은 오이·애호박 값은 평년과 비슷한 물량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청양고추는 일시적인 물량 공백으로 평년 대비 강세를 띠고 있지만 가을물량 출하가 본격화하면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오이·애호박 소비둔화로 평년 대비 약세…청양고추 나홀로 강세=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백다다기> 오이는 5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7486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평균 경락값(3만7154원)보다 53%, 평년 11월 평균 경락값(2만1363원)보다 18.1% 낮다.
<취청> 오이도 5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3250원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평균(4만8818원)과 평년 11월 평균(2만9769원)보다 각각 72.8%·55.4% 낮은 값을 기록했다.
애호박값도 평년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가락시장에서 20개들이 상품 한상자 가격은 평균 1만4813원으로 평년 11월 평균(1만5255원)보다 약간 낮았다.
오이와 애호박값이 약세를 띠는 데는 김장철과 경기부진에 따른 과채류 소비둔화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김영진 동화청과 경매사는 “통상 김장철에 들어가면 과채류 소비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금리인상 등 경기부진 영향까지 겹쳐 외식업체 납품이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박상돈 한국청과 경매사도 “오이는 기온이 하락하면서 소비가 줄어든 데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예정됐던 할인행사가 취소되며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거기다 가을오이 작황이 좋아 반입량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양고추는 일시적인 물량 공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4일 10㎏ 상품 한상자당 평균 5만1949원에 거래,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30.7%·32.9% 높은 값을 기록했다.
배석환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현재 강원지역 청양고추 출하가 마무리되고 경남 진주·밀양 등으로 출하지역이 바뀌는 시점이라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발주가 줄어드는 등 소비가 둔화됐지만 물량이 달려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애호박 보합세…청양고추 하락세 전망=오이가격은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오식 농협가락공판장 경매부장은 “가을오이 주산지인 전남지역 정식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최근 기름값이 많이 올라 농가들이 가온을 포기하면 출하량이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소비가 워낙 안돼 시세는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애호박 역시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유한솔 한국청과 경매사는 “11월에는 경남 산청·진주에서 주로 출하되는데 산지 작황이 나쁘지 않아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온이 내려가면서 가열해 먹는 애호박 소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 시세는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양고추는 경남지역의 가을작기 출하가 본격화하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청환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청양고추는 현재 소비가 부진하지만 출하량이 많지 않아 간신히 5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진주·밀양·창원 등 가을작기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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