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쟁점 진단과 대안’ 보고서
쌀 초과량 추정에 오차 커 적정량 시장격리 어려워
대체작물 재배여건 개선 시장 조정력 제고에 역점 두고
기준가 이하 하락 때 차액 보전 농가 경영리스크 완충 모색을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222. 10. 28
양곡관리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격리’ 중심의 쌀값 논의는 문제의 논점을 벗어난 것으로 쌀값의 변동성을 줄이는 포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위해 시장에서 쌀값을 조정할 수 방안을 마련하고, 쌀값이 급락해 평년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하는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했다. GS&J 인스티튜트(이사장 이정환)는 최근 시선집중 제304호 주제인 ‘쌀값 문제, 쟁점 진단과 대안의 방향’에서 최근의 쌀값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시장격리는 쌀값 조절에 효과적인가
보고서는 그동안 시장격리와 쌀값 등락이 어긋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나 시장격리의 쌀값 조절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 예로 2009년 초과량의 105%를, 2015년과 2016년은 초과량의 전량 시장격리에도 수확기와 단경기 쌀값이 모두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초과량을 시장격리하지 않아도 쌀값이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2004년과 2006년, 2011년과 2018년엔 초과량을 시장격리하지 않았지만 쌀값이 상승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보고서는 초과량 추정에 오차가 커 적정량을 시장격리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정부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2021년 산 쌀 초과량 추정치인 27만톤보다 10만톤이나 많은 37만톤을 시장격리했지만 쌀값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실제 쌀 초과량이 정부의 추정치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예상했다. 결국 통계는 오차가 분명히 발생해 단순 초과량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 시장격리는 쌀값 하락을 방지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쌀 수확기 가격은 수급량 외에 단경기 가격에 대한 기대치를 비롯해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격리의 수확기 쌀값 조절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단경기 가격에 대한 기대치는 전년도 계절진폭이 기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쌀 초과량을 시장격리하지 않았던 2011년과 2018년 수확기 쌀값이 전년보다 각각 20.8%, 26.3%가 상승한 것은 전년도 계절진폭이 2011년엔 11.5%, 2018년엔 15.8%나 돼 수확기 쌀 수요를 자극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쌀 초과량을 전량 시장격리했던 2009년과 2016년은 전년도에 약 8%의 역계절진폭이 발생해 수확기 가격이 14.7%나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외에도 조합장 선거 이전 해에는 쌀 매입량과 가격을 높이려는 (현장의) 요구가 높아져 수급과 관계없이 수확기 쌀값이 높아지는 것도 변수로 봤다.
시장에서 쌀 생산조정력을 높이는 방안 마련 필요
보고서는 벼 재배면적이 밥쌀 외 용도의 벼나 다른 작목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대체작물의 재배여건을 개선하고 관련 생산 및 가공기술 개발에 정책의 중점을 둘 것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대체작물 재배는 소비자 또는 가공업체의 평가를 거쳐 시장이 형성·확장되도록 해야지, 일방적으로 재배면적 확대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결국 쌀 생산조정이 시장의 요구에 의해 이뤄지고, 시장의 조정력을 높이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조정력을 높여도 쌀값의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에 농가 경영 리스크를 완충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바로 쌀값이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주자는 것. 다만 이 경우에는 과잉생산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가격은 평년가격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체작물에도 같은 안전장치를 제공해 쌀 재배면적 조정의 신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풍작으로 쌀값이 평년 또는 전년보다 10% 이상 등락하는 경우를 위기상황으로 보고, 쌀값이 그 수준 이내로 회복될 때까지 무제한 시장격리 조치를 단행하는 등의 위기 대응 수단 정비 방안도 제시했다.
이정환 GS&J 이사장은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재배면적도 줄어야 한다. 이러려면 (쌀이) 다른 작물로 원활하게 전환돼야 한다”며 “이에 쌀값 리스크의 완충 장치를 대체작물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쌀과 대체작물의 재배여건을 개선하자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
[한국농어민신문] 가을배추 재배면적 증가…김장철 수급 ‘이상 무’ 
[한국농어민신문] “고향사랑기부제 준비 한창…농업계 의견 반영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