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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예견된 폭락…배추값 한달 만에 ‘3분의 1’ 토막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10-24 조회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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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고랭지배추 작황 부진으로 배추값이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인 가운데, 생산자들은 일부 언론이 농산물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金(금)배추’ 논란을 일으켜 소비가 위축됐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일대 배추밭.



        생산량 늘어 10㎏ 상품 한망 2만원대서 7000원대로 ‘뚝’

        다음달 하락폭 더 커질 전망  산지 “언론 과장보도로 피해”

        값 낮았던 작년 비교 부적절  소비위축 불러 내림세 부추겨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10. 24


 ‘金(금)배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배추값이 무서운 속도로 하락해 그간 벌어진 논란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렸던 배추값은 가을배추 출하량이 늘면서 폭락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산지 관계자들은 예상했던 결과라며 언론의 무차별적인 보도로 소비만 위축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2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10㎏ 상품 한망은 평균 7534원에 거래돼,평년 10월 평균값 7152원에 근접하게 떨어졌다. 9월에 2만원대를 오갔던 배추값이 한달도 안돼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강원 평창 등에서 준고랭지 2기작 물량이 출하되는 데다 경북지역에서 가을배추가 출하돼 시세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늘었고 작황도 좋아 11월에는 더 큰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추값은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밥상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올해 10㎏ 상품 도매가격은 7월부터 1만원대를 기록하며 평년 대비 강세를 보였다. 잦은 비 등 기상이변으로 노지 봄배추와 고랭지배추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8월에도 1만원대를 유지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금배추’ 타령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등장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언론은 ‘배추값 무서워서 김치도 못 먹는다’등 자극적인 내용으로 배추값 상승에 따라 밥상물가가 우려된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심지어는 김장철을 2개월가량 앞둔 시점에 ‘김장철 금배추 비상’ 같은 터무니없는 기사들도 양산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나온 상당수 보도가 과장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박지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7∼8월 배추값이 높긴 했지만 언론 보도만큼 폭등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대부분 기사가 지난해 시세와 비교해 폭등했다고 보도했는데 지난해는 배추값이 유달리 낮았던 해라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 8월 가락시장의 배추 10㎏ 상품은 평균 1만4648원이었다. 이는 평년 8월 평균값(1만2675원)보다 15%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금배추라 불릴 만한 시기는 배추값이 10㎏ 상품 한망당 2만원대로 치솟아 평년 대비 70%가량 높았던 9월 한달이었다. 9월 배추값은 고랭지배추 작황 악화와 추석 수요 집중 등으로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산지 관계자들은 이미 9월초 가을배추 재배 증가에 따른 값 하락이 기정사실화돼 있던 상황에서 배추값 폭등을 강조한 기사로 인해 소비만 위축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평년 대비 70% 높은 배추값에 금배추라 이름 붙이는 것이 정당한지는 차치하고 값 하락이 예견된다는 관측자료가 이미 9월초에 나왔다”며 “일시적인 강세 구간만을 강조해 소비자의 공포 심리를 자극했고, 결국 소비가 위축돼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이 금배추 등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해 농산물발 물가 상승 보도를 이어갈 경우 생산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김명배 대아청과 기획팀장은 “언론에서 농산물이 비싸다는 걸 강조하는 데에는 농산물은 항상 싸야 한다는 저평가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며 “농업생산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농산물에 대한 저평가가 지속할 경우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해 생산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자들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정부가 지속가능한 수급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유영환 강원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농산물이 비싸다는 기사가 나오면 정부는 수매물량을 방출하거나 수입으로 값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수급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최저가격보장 등 농민들이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도 “농림축산식품부마저 농산물이 물가 상승 주범이라는 인식에 동조해선 안된다”며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적극 대처해 생산기반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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