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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신문] 등록취소 농약 회수율 9%…업체·정부 책임방기 논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10-21 조회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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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르피리포스 성분 39개 제품

           제조·수입업자는 판매상 탓 미뤄

           농진청, 홍보 않고 회수체계 타령

           농촌지도자회 환경정화운동 주목


                                                                  농업인신문  박종수 기자  2022. 10. 21


 등록이 취소된 농약이나 약효보증기간이 지난 고독성 농약의 회수와 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술한 농약 회수시스템에 대한 정밀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달곤 의원(국민의힘, 창원시 진해구)은 지난 11일에 열린 농촌진흥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체 위험성을 이유로 등록취소된 농약 제품의 회수율이 극히 저조하다”라며 농약 회수시스템에 상당한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9월 10일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를 열어 살충제에 많이 쓰던 클로르피리포스 성분의 농약등록을 직권으로 취소하고 13일에 클로르피리포스 함유농약 13품목, 39제품의 판매금지를 공지했다.

클로르피리포스와 클로르피리포스-메틸 성분은 가격이 저렴하고 병충 방제효과가 좋아 살충제로 널리 쓰이고 관련 제품도 많았는데, 사람과 가축에 해를 줄 수 있다는 국립농업과학원의 안전성 평가결과가 나오면서 등록취소됐다. 취소사유는‘발달신경독성 및 유전독성 안전성 미확보’였다.

실제로 이 성분은 취소되기 전까지 피엘에스(PLS, 농약허용물질목록제도)에 따라 고추, 가지 같은 원예작물과 사과 등을 포함해 37종 작물에 나방류 등 47종 병충 방제에 쓸 수 있는 약제로 등록돼 있었다.

당시 등록취소된 제품은 팜한농의 8개 제품을 비롯해 인바이오(5), 한국삼공(4), 한얼싸이언스(4), 경농(3), 대유(3), 농협케미칼(2), 대유(2), 유원에코사이언스(2), 지넥스(2), 케이씨생명과학(2), 선문그린사이언스, 성보화학, 신농팜케미칼, 한국마간 등 15개사의 39제품이다.

농약 회수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 연말에도 있었다. 농진청이 9월 13일 판매금지를 알리며 2개월 이내 회수·폐기와 보상 계획을 공지했음에도 두 달이 지난 11월 중순까지 회수한 물량은 극히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제품 사용자인 농업인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려야 할 농진청은 클로르피리포스 함유농약 판매금지 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하고 관계기업에 통보했을 뿐 이렇다할 홍보를 진행하지 않았다. 등록취소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10월 중순에야 언론에 뒤늦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뿐이다.

이달곤 의원은 “등록취소된 농약의 총 출하량은 약 367톤인데 회수된 양은 약 33톤에 그쳐, 출하량 대비 회수율이 고작 9퍼센트에 지나지 않다”라며 “농진청은 정작 출하량 대비 시장에 남아있는 재고량이 얼마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해당 농약업체들의 소극적인 활동과 농약판매상의 책임방기도 지탄을 받고 있다. 농약관리법은 등록취소 품목의 경우 취소된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제조·수입업자가 해당 농약을 회수·폐기·보상하게 할 뿐 농약상에는 회수책임을 두지 않고 있다.

농약 제조·수입업자들은 농업인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관련 정보를 알 수 없어 총판이나 일선 농약상에 회수를 독려할 뿐 직접적인 회수활동을 벌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약상들은 구매자에게 알리고 반품과 보상 업무까지 따로 적잖은 품이 드는 일이기에 거의 모르쇠하며 방기하는 형편이다.

이 의원은“현재의 회수시스템으로는 농약유통 이후 인체유해성이 발견돼도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라며“농업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검검하고, 농업인 건강과 농촌환경에 미친 영향을 서둘러 조사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가 농촌환경 정화운동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농약 빈병과 잔약 회수, 폐비닐 수거 운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진청과 농약업체, 농촌지도자회가 협력하면 등록취소 농약이나 보증기간이 지난 농약의 회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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