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물가·금리인상으로 민간소비 둔화 우려”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2. 10. 20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빠르게 회복하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내놓은 ‘BOK이슈노트-향후 재화ㆍ서비스ㆍ해외소비 회복경로 점검’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올 2분기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한은은 “민간소비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 이후 빠르게 반등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96％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실질구매력이 약화해 민간소비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고 했다. 세계적 경기둔화에 맞춰 고용 회복, 임금 상승 속도가 완만해져 실질구매력이 약화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주택가격이 떨어져 소비가 침체되는 ‘역자산효과’가 나타날 위험도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누적된 초과 저축액이 소비 하락을 일부 완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분야별 소비를 살피면 소비 부진은 재화소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내구재(주택ㆍ자동차 등)와 준내구재(의류ㆍ신발 등)의 소비는 연간 각각 1.3％포인트, 1％포인트 하락한다. 다만 한은은 지난해말 자동차 소비를 막은 생산 차질 문제가 개선되고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의복 소비가 늘어나면 재화소비의 급격한 위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소비 회복도 둔화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후 서비스소비는 펜트업효과(억눌렸던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는 현상)로 빠르게 회복했다. 한은은 “앞으로 펜트업 수요가 해소되며 서비스소비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화ㆍ예술ㆍ스포츠 행사가 활발해진 상황을 고려하면 서비스소비 확대 여지도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해외소비는 국내외 방역조치 해제로 가파른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일본ㆍ홍콩 등 주요 여행국이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항공사의 국제선도 늘며 펜트업 효과가 가속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해외소비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재화ㆍ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상승 속도ㆍ폭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에 하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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