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올해 두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며 농사용 전기요금을 74％나 올려 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4월과 10월 두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문제는 인상 과정에서 농사용ㆍ산업용ㆍ일반용 등 모든 계약 종별 요금을 일률적으로 1㎾h(킬로와트시)당 4.9원(4월)ㆍ7.4원(10월) 등 12.3원씩 인상해 농가의 전기료 부담이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번 인상 결정으로 1월1일 대비 농사용(갑)은 1㎾h당 요금이 16.6원에서 이달 28.9원으로 74.1％, 농사용(을)은 34.2원에서 46.5원으로 3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산업용(갑)Ⅰ은 60.9원에서 73.2원으로 20.2％, 산업용(갑)Ⅱ는 79.5원에서 91.8원으로 15.5％ 오르는 데 그쳤다. 농사용이 산업용에 비해 최대 5배 높게 인상된 셈이다.
농사용 전력 대상엔 농작물 재배, 축산, 수산물 양식업 등이 포함된다. 농수산물의 가격안정과 농어민 지원을 위해 일반 전기요금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농사용 요금에 대한 과도한 인상으로 1차산업인 농수축산업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양식어업의 경우는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20∼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과도한 인상은 ‘생산원가 상승 → 소비자판매가 상승 → 판매 부진 → 양식수산물 가격하락 → 생산원가 이하 판매’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위 의원의 분석이다.
위 의원은 “비료 등 각종 원자재비 상승과 가격하락으로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농사용 전기료가 인상됐다”면서 농사용 전력 인상률을 산업용ㆍ일반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당한 전기료 인상에 손 놓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도 잘못이 있다”면서 “국비 지원을 통해 농어가 전기료 인상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도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의 부당성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ㆍ미추홀을)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전이 일정 금액을 모든 업종별 요금에 걸쳐 인상한 것은 얼핏 공정한 것처럼 비치지만 업종별 인상률을 비교하면 1차산업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농사용 전기요금에 대해 매우 불공평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지속적인 농수산물 수입 개방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1차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이라며 한전 측 에 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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