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황근 장관,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현 제도로 내년 쌀 수급안정 추진”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2. 10. 17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과잉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정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현재 양곡관리법 개정은 여야가 충분히 논의하면서 추진되는 게 아니어서 곤혹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소관 부처 장관으로서 정부 입장을 정확히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쌀이 부족했을 때는 그 정책이 맞지만, 지금은 과잉생산돼 처리에 이미 많은 세금을 쓰는 상황에서 쌀에 집중하면 안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공익직불제로 전환한 것도 특정품목(쌀)에 치중한 직불제로는 (농업이)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면서 “다만 기존 농가들이 받는 직불제 소득 이상으로 개편해 논밭, 작물 구분없이 직불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벼농사에 대한 특성도 강조했다. 정 장관은 “1960년대부터 60년 이상 많은 투자를 집중한 결과 사실상 100％ 기계화가 이뤄지면서 1㏊ 농사짓는 데 농작업 시간은 연간 110시간에 불과해 작업일 기준으로 1년 중 11일이면 벼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가격 조절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벼재배 면적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벼 재배면적은 연평균 1만2000㏊씩 줄었다”면서 “그러나 2018∼2020년 등 쌀을 생산 조정한 해는 연간 1만㏊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 82만㏊ 가운데 벼 재배면적은 72만7000㏊이므로 9만∼10만㏊ 정도는 다른 작물을 심고 있고, 매년 전체 농지의 8000㏊가 공장 부지 등으로 용도 전환하는 상황”이라면서 “쌀 생산조정제를 추진하면서 2만6000㏊에 벼 말고 다른 작물을 심도록 했는데 결과적으로 1만㏊가 줄었다는 것은 평소 논에다 다른 작물을 재배해온 면적이 사업 대상으로 신청했음을 의미하고, ‘2만6000㏊+8000㏊’ 즉 3만4000㏊가 줄어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1만㏊만 감축됐으므로 오히려 2만㏊ 이상이 늘어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방식의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으로는 벼 재배면적 감축에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양곡관리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체계에서 쌀 수급안정에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양곡관리법에는 ‘(요건이 됐을 때 시장격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이것을 의무화하겠다는 게 개정 추진 측의 주장인데, 사실 2011년 이후 10차례를 정부가 수매해줬다”고 했다.
또한 “초과되는 물량만 사들여서는 가격지지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올해엔 예상초과생산량(25만ｔ)보다 20만ｔ 많은 45만ｔ을 시장에서 격리했다”면서 “내년에도 수급불안이 우려되면 정부는 올해처럼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쌀산업 해법을 가루쌀(분질미)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17일) 전북 익산의 가루쌀 수확현장을 갔다 왔다”면서 “모내기 이후 석달 반 만에 수확할 수 있어 생산비가 적게 들고 도열병ㆍ수발아 등에도 강하다는 점이 현지 재배농민에게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장관은 “내년은 종자 보급 문제로 2000㏊에서만 재배되지만 이후 종자가 증식되면 내후년에는 2만㏊ 재배도 이론상으론 가능하다”면서 “농민들이 충분히 기다려준다면 2026년 가루쌀을 20만ｔ 생산해 밥쌀 공급량을 줄이고 밀가루 공급량을 늘려 2020년 기준 45％ 수준인 식량자급률을 52.5％로 반등시키겠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법 개정으로 인해) 농업 발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주무장관이 편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려는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언론사에도 알릴 것이고 농민들에게도 여러 방법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 장관은 농식품부가 거부권 행사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사가 있냐는 한 매체의 질문에 “너무 일찍 나온 말(얘기)”이라면서 “제가 (지금)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농업경제신문] 대상 김치 브랜드 종가집, ‘종가(JONGGA)’로 통합 
[전업농신문] 식약처, 수입 배추김치 해외제조업소 13곳 해썹인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