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대 연구소 보고서
10억원당 취업 13명 늘지만
기금 부족해 농가 보증 한계
내년 예산안에도 반영 안해
농민신문 김해대 기자 2022. 9. 26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액 1000억원당 약 2조4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신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농민의 신용을 보증해 대출을 돕는 제도다. 하지만 정작 현재 농신보 기금 사정은 신규 보증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해 농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정부 예산안에도 농신보 신규 출연액은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농협대학교 협동조합경영연구소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 작성한 ‘농신보 산업연관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농신보 기금 출연액 10억원당 생산유발 효과는 237억5000만원, 취업자는 12.66명 늘어난다. 연구는 농신보 운영 규정에 따라 기금 1억원당 12억5000만원의 신규 보증이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농어민 대출 증가에 따른 경영비·노무비 증가분과 이에 따라 늘어나는 산업생산액·부가가치·취업자수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농신보는 비교적 적은 재원으로 농림수산업분야의 높은 생산유발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농신보의 효과가 입증됐지만 정작 농신보 기금의 운용 상황은 위험 한계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농신보는 운용 규정상 적정 운용배수를 12.5배로 두고 있다. 기금 1조원으로 최대 12조5000억원까지 보증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지난해말 기준 농신보의 운용배수는 15.19배에 달한다. 적정 운용배수를 넘으면 스마트팜, 축사시설 현대화 등 주요 정책사업을 위한 ‘예외보증’을 하지 못한다. 다만 현재는 금융당국의 임시승인으로 예외보증을 시행 중이다. 또한 귀농어창업·유통, 농어업법인, 농어민 순으로 보증을 중단해야 한다.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을 보면 농신보 신규 출연액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아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에는 정부 예산안 500억원에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800억원이 증액돼 모두 1300억원의 기금이 출연됐다.
정부가 사료구매자금 등 농가 영농자금 대출을 확대해놓고도 농신보 출연은 나 몰라라 하는 것을 두고 ‘정책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영농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사료구매자금 배정액을 2021년 3450억원에서 올해 1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사료구매자금 대출을 받는 농민의 약 50%는 농신보를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5000억∼6000억원의 신규 보증 수요가 발생했다. 또한 농신보 재해특례보증도 2017년 3601억원에서 지난해 4569억원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팜 보증잔액도 2017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741억원으로 늘었다.
농신보 관계자는 “보증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신규 보증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농민 등에 새로 보증해준 순 신규 보증은 2019년 3조8500억원에서 지난해 2조6100억원으로 급감했다.
신용보증기금 등 일반 산업 지원기금에 비해 농신보 사정이 열악해 ‘농업 홀대’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지난해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운용배수는 각각 8.9배로 안정적 수준이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윤석열정부의 농정과제인 스마트팜 확산, 청년농 3만명 육성 등은 농신보 확충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농민들에게 다양한 보증 지원이 가능하도록 기금을 추가 출연해 농신보 적정 운용배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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