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자재 파동 영향으로 비료와 농약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지역 한 농민이 채소 재배를 위해 밭에 비료를 살포하는 모습.
농경연 ‘농자재 가격 동향’ 분석
가격 인상분 지원사업 유지땐
소득 감소율 5% 내외로 개선
‘영농 필수재’ 수급안정책 필요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2. 9. 26
국제 원자재 파동으로 비료와 농약 가격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우리 농가 농업소득이 올해보다 최대 14%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지속 지원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주요 농자재 가격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비료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물류 지연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세계 각국 식량안보 강화 조치가 겹치며 올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농경연은 중국·러시아 등 비료 원료와 완제품 수출 주요 국가의 수출 제한 조치가 올해말까지 유지됨에 따라 당분간 세계 비료 원자재 가격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직간접적으로 비료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나라는 중국·러시아·베트남·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이다. 여기에 식량위기 국면에서 주요 곡물 수출국이 곡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비료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점쳐진다.
농약 사정도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농약 원제의 93%를 해외에 의존하는데, 물류비와 환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원제 수입단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농약은 국내시장의 약 50%를 농협이 계통공급으로 유통하는데 2016∼2021년엔 공급 가격을 인하·동결하다가 올해 원제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했다. 내년에도 인상 압박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비료와 농약이 농업경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안팎으로, 이들 재료비가 오르면 농업소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농경연이 내년도 농약비가 최대 30%, 비료비가 최대 50% 상승한다고 가정한 결과 내년도 경종작물 소득은 올해보다 최대 1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농경연은 비료와 농약 모두 수요 비탄력적인 영농 필수재인 만큼 수급안정대책 마련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시행하는 무기질비료 인상 차액 지원사업의 지속 시행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격 상승분의 20%만 농가가 부담하도록 한 이 사업을 내년까지 유지한다면 최대 14%로 추정되는 농업소득 감소율을 5% 내외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게 농경연 분석이다.
이와 함께 농경연은 국내 질소질비료 주요 원료인 요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지속하고, 국제 농약 원제 가격 상승에 대비해 농약 원제와 완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