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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배추 팰릿 하차거래, 산지 적재작업 ‘이상무’…문제는 비용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9-05 조회 1582
첨부파일 20220903200352417.jpg
△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출하자들은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어 제도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산지유통인들이 화물차에 팰릿을 깐 후 그 위에 배추를 쌓아 올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가락시장에서 배추를 하차하는 모습.



      서울 가락시장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범사업 시작

      고랭지서도 무리없이 진행

      차에 팰릿 깐 후 배추 쌓아

      “지게차 없이도 가능할 듯”

      작업시간 늘고 적재량 감소

      “골판지 상자까지 사용하면 

      추가비용 상당…감당 못해”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9. 5


 지난해 출하자와 중도매인들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던 서울 가락시장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시범사업 시행으로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했던 여러 우려가 해소되는 모양새지만 비용 부담의 주체가 누가 될지 정해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어 완전 정착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공사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범사업에 나서=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8월말부터 대아청과와 서울청과 등 도매시장법인들이 산지 출하자들과 협의해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범사업에 나섰다.

공사는 지난해 배추 팰릿 하차거래 계획을 발표했지만 출하자와 중도매인들 반대로 명확한 도입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채 정책이 표류해왔다.

출하자들은 주로 산지작업 여건 미비와 비용 증가 부담을, 중도매인들은 팰릿 하차거래 시행으로 ‘재’가 사라지는 것을 반대 근거로 내세웠다. 재는 차량 단위 경매 때 차량 한대에 실린 물량의 20%에 실제 등급과 관계없이 이등품 가격을 일괄 적용하는 관행으로, 하차거래를 시행하면 재 적용은 불가능해진다.

그러다 올해 6월 가락시장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배추 팰릿 하차거래 도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모였고, 이에 산지에서 직접 시범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하자 “산지 팰릿 적재작업 이상 없어”…중도매인 “하차거래 장점도 많아”=이번 시범사업에서는 고랭지 등 산지에서 팰릿 적재작업이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차상거래에선 배추망을 화물차 위에 싣고 그 위에 덮개만 고정하면 돼 작업이 어렵지 않았다는 게 출하자들 주장이었다.

반면 하차거래에선 팰릿 위에 배추망을 쌓고, 또 이 팰릿을 차로 올려야 하는 작업이 추가되기 때문에 평지가 적고 대부분 비탈인 고랭지에선 작업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시범사업 시행 결과 출하자들 우려와는 달리 산지 팰릿 적재작업에 큰 무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김시갑 강원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연합회장은 “화물차에 먼저 팰릿을 깔아놓고 그 위에 배추망을 쌓는 방식으로 작업하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지게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가격과 물류 효율 등 하차거래 시행에 따른 장점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회장은 “하차거래를 해도 차상거래 때와 가격 차이가 없는데, 재가 없어지다보니까 출하자 입장에선 이익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배추를 하차하고 화물차가 바로 산지로 돌아갈 수 있게 돼 차량 공급도 원활해졌다”고 귀띔했다.

중도매인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중도매인은 “기존 차상거래 때는 배추를 구매한 후 물건을 차에서 내리기 위한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지만 팰릿 단위 하차거래 때는 이같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특히 차상거래 때는 단일한 품위의 제품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하차거래에선 다양한 품위의 물건을 구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비용 부담…출하자 “지원 이뤄져야”=시범사업에 참여한 출하자들은 산지작업이 가능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비용 부담에 대해선 여전히 난색을 표했다.

김시갑 회장은 “일단 기존 차상거래 때 작업시간이 평균 1시간이었다면 팰릿 위에 싣는 작업은 1시간40분 이상 걸렸다”며 “작업팀에 1차당 작업비를 주게 돼 있는데 작업시간이 늘어나자 작업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기존에는 화물차에 배추 1000망을 실었지만 팰릿 위에는 약 700∼800망만 실을 수 있어 적재량이 줄었다”며 “거기다 망 대신 골판지 상자까지 사용해야 한다면 추가 비용이 화물차 1대당 100만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산지농협에서도 비용 증가를 우려했다.

유영환 강원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여름철 비가 오는 기간에는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산지마다 작업장을 마련하는 등 관련 인프라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인건비와 농자재비 등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추가 비용이 늘어난다면 생산농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정원 겨울배추생산자단체협의회장(전남 해남 화원농협 조합장)도 “지금처럼 배추값이 강세를 보일 땐 농가가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사실상 손해만 쌓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배추값에 대한 보완책을 반드시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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