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이후 우리 식생활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2020년보다 가정내 식사 줄어
‘온라인수업→등교’ 전환도 영향
가공식품 시장은 ‘성장세’ 지속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2. 9. 2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우리 식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30일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의 일환으로 공개한 소비자 가계부 조사 분석 보고서에서다. 농진청은 2010년부터 소비자패널 데이터를 분석해 농식품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2일 공식 발표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일부를 미리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직후 늘어났던 신선식품 소비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2021년엔 다소 줄었다. 반면 가공식품 소비액과 온라인 구매 비중은 늘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식탁 다시 바뀌어=농진청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39조560억원)에 전년 대비 11.7%가량 늘어났던 신선식품 소비액은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1년 신선식품 소비액은 38조9150억원으로 2020년보다 1410억원 줄었다.
반면 2020년엔 69조1910억원으로 전년(73조4230억원)보다 6%가량 감소했던 외식 소비액은 2021년엔 72조5460억원으로 2020년과 견줘 3조355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8.8% 수준이다.
이는 2021년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며 가정에서의 식사가 줄어든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엔 외식보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21년엔 가정 내 식사 횟수가 줄어들어 신선식품 소비는 감소하고 외식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등교 재개도 신선식품 구매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학교급식을 먹던 초·중·고등학생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가정에서 식사를 하며 자녀 1명당 1년 평균 240번의 급식이 ‘내식화(內食化)’했으나 이같은 수요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등교 재개는 간편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만두류·완자류 등 반찬류 간편식은 2020년엔 전년보다 구매액이 늘어났지만 2021년 등교 재개 이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었다.
◆가공식품, 온라인 구매는 ‘뉴노멀’로 자리 잡아=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가공식품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39조7960억원이었던 가공식품 소비액은 2020년엔 45조5010억원, 2021년엔 47조1010억원까지 성장했다.
농진청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가공식품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진청 측은 “1인가구는 물론 다인가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가공식품 소비 비중이 신선식품을 추월했다”며 “전체 시장이 확장되면서 소비자 니즈에 맞춘, 보다 세분화한 가공식품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 온라인 구매 비중 역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2017∼2019년 조사에서 2.6%에 불과했던 신석식품 온라인 구매 비중은 2020∼2021년 2배에 가까운 5.1%까지 늘어났다. 가공식품은 2017∼2019년엔 3.4%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8%까지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이후 타인과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선택됐던 온라인 구매는 긍정적인 소비 경험이 축적된 만큼 향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역시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건강’을 농식품 구매 때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이번 조사에서 ‘건강’을 중요 요인으로 꼽은 소비자는 51.5%, ‘안전’을 꼽은 소비자는 28.1%로 나타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분간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농식품 소비가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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