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작황은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원 최대 산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일대의 고랭지배추밭으로, 올해 이 지역 작황은 평년 수준으로 파악된다.
[산지 확대경] 배추
태백, 재배면적 줄고 생육부진
출하량 지난해보다 20% 감소
최대산지 강릉은 평년작 수준
10㎏ 상품 2만1000원대 거래
추석 이후 소비 줄어 횡보 예상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8. 31
올 고랭지배추 작황은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태백은 고온과 잦은 비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한 반면 강릉은 평년작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추석 수요가 몰리며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이는 배추값은 9월 들어서도 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태백 작황 부진, 강릉은 평년 수준…김장용 정식면적 크게 증가=고랭지배추 출하가 한창인 강원 태백 매봉산 일대에서 만난 농가들은 올해 작황이 예년보다 부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배면적도 감소한 데다 연작 피해 등으로 작황마저 좋지 않아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노성상 한뜰영농조합법인 대표(67)는 “고랭지배추를 정식한 후 고온이 이어진 데다 폭우가 쏟아져 병해충이 확산했다”며 “5t 트럭 1대 물량을 채울 때 평년에는 991㎡(300평)가 필요했다면 올해는 2314㎡(700평)가 필요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매봉산에서 4만2975㎡(1만3000평) 규모로 고랭지배추농사를 짓는 정재철씨(68)도 “태백은 통상 한여름에도 기온이 25℃ 수준인데 올해는 32℃까지 올라 생육부진이 심했다”며 “정식면적의 절반 정도만 정상 출하했다”고 말했다.
전상민 태백농협 농산물유통가공사업소 유통팀장은 “지난해 고랭지배추 가격이 좋지 않아 재배면적이 10%가량 감소한 데다 연작 피해가 커 출하량이 20% 이상 줄었다”며 “현재 태백지역 출하는 80% 이상 진행된 상태로 추석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최대 산지인 강릉의 작황은 평년 수준이라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현재 출하진행률은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마을에서 만난 김시갑 강원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연합회장(70)은 “올해 안반데기 일대 고랭지배추 평균 감모율은 20∼30%로 평년과 큰 차이가 없다”며 “날씨 영향으로 품위가 저하된 물량은 있지만 대부분 김치공장 등으로 출하가 가능한 수준이라 전체 출하량은 변동 없다”고 전했다.
김규현 강릉농협 고랭지채소사업소장은 “감자 돌려짓기(윤작) 영향으로 안반데기 일대 배추 재배면적은 조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작황은 평년과 큰 차이가 없어 유통량도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 일대에 10월 하순부터 출하 예정인 김장용 배추 정식면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시 송정동에 김장용 배추를 정식한 박덕화씨(67)는 “올해 강릉지역 김장용 배추 정식면적이 165만2892㎡(50만평)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지난 김장철 배추값이 강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추석 수요 몰리며 평년 대비 값 강세…9월 보합세 전망=추석 수요가 몰리며 배추값은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10㎏들이 상품 한망당 평균 2만1083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평균 경락값(9011원)보다 134%, 평년 8월(1만2675원)보다 66.3% 높은 값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올해 재배면적 감소, 기상 악화 영향으로 봄배추부터 생산량이 줄다보니 물량이 부족해 김치공장 등 대량 수요처에서 비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고랭지배추 전체 생산량도 평년 대비 늘어난 상황이 아니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추값은 9월까지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강릉지역 고랭지배추 작황이 평년 수준인 데다 정부 수매비축 물량도 하루에 200t가량 출하되고 있어 시세가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며 “추석 이후 출하량이 줄긴 하겠지만 소비도 둔화하며 시세는 보합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산지 관계자들은 배추값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올해 생산비가 급등해 남는 것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영환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배추값이 비싸다고 언론에서 떠들고 있지만 시장가격이 농가소득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인건비와 원자재값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현재 시세로도 농가소득은 평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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