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하역비 인상을 두고 하역노조와 도매시장법인 간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하역노조가 총파업 카드를 들고 나와 추석을 앞두고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경기항운노조는 지난 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매시장법인이 하역비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해덕 서울경기항운노조 위원장은 3년 주기로 해오던 하역비 협상을 올해 초부터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아 조만간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해덕 위원장은 “고된 노동이 동반된 하역업무 특성상 소득을 보장되지 않으면 노동자를 구할 수 없는 곳이 공영도매시장 하역노동자”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편하고 고소득을 벌 수 있는 직업군으로 이직한 노동자가 셀 수 없이 많아 하역료가 현실화 되지 않으면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하역업무가 마비될 수준까지 왔다”고 하역비 인상이유를 밝혔다.
또 정 위원장은 “가락시장 하역노동자의 인력난이 하역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하자, 도매법인, 중도매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며, 청년 구인자가 가락시장을 찾아오도록 노동환경의 획기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현재 기본 하역비 외에도 야간·휴일 수당 등을 이번 협상에 넣어 반드시 타결 시키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불어 정해덕 위원장은 현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가락시장 운영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도매시장법인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공영도매시장을 운영하는 개설자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1년이 지나도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는 개설자를 보며 답답하기만 하다”며 “지금이라도 가락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도매시장법인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정 위원장은 3년마다 하역비 협상을 하다 보니 인상률이 높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앞으로는 매년 하역비 협상을 이끌어 현실화 시키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표준하역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사용자가 명확해져 도매시장법인을 상대로 노동자 지위를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해덕 위원장은 “노조는 오래 기다려왔고 아직 늦지 않았음을 강조한다”며 “가락시장의 정상화를 통한 물류유통 안정화냐 총파업을 통한 하역중단이냐의 중대한 기로에서 도매법인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하역비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면서 “하역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측 입장을 적절하게 조율해 협상을 완료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