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의원 농안법 개정안 발의
구매자 등록제·즉시 결제 도입
무자료·외상거래 등 관행 타파
금융비용 증가 차단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2. 8. 9.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영업하는 중도매인과 이들에게 농수산물을 구입하는 구매자 간 대금 결제를 정산조직을 통해 이뤄지도록 해 농산물 거래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취지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8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현행법이 중도매인과 구매자 간의 거래를 민간 영역으로 보고 별다른 규정을 담지 않고 있는데, 이 거래 관행을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개호 의원은 발의 이유에 대해 “그동안 중도매인과 구매자 간 거래는 민간 영역이라는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거래되다보니 구매자가 누구인지 파악이 안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 내역도 기록되지 않아 가락동 시장에서만 연간 2조7000억원의 외상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금 거래도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매시장의 관행인 무자료거래, 외상거래, 현금거래가 이뤄짐으로써 국민의 먹거리를 이용한 탈세가 이뤄지고 외상거래로 인한 금융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대형 구매자들의 경우 농산물을 공급받고 대금은 15~30일 후 지연 결제하고 있어 그 기간 동안 발생한 비용은 유통약자인 생산자,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면서, “구매자 등록제와 즉시 결제 도입을 통해 도매시장 투명성 확보 및 농산물 거래 유통질서의 선진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구매자는 도매시장 개설자에게 등록을 해야 하고, 중도매인으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했을 경우 그 대금을 중도매인에게 즉시 결제하도록 했다.
특히 중도매인과 구매자 간 매매대금(판매대금) 결제를 정산조직을 통해 진행하고, 해당 정산조직이 중도매인에게 대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즉 정산조직을 통해 중도매인과 구매자 간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최근 가락시장 내 대금정산조직 도입 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개정안의 골자가 지난달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가 발표한 ‘가락시장 정산조직 설립이 중도매인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 내용과 교집합을 그리고 있는 부분도 있다.
연구보고서 중 ‘정산조직 설립의 전제조건 및 고려사항’으로 “중도매인의 경영에 가장 큰 애로사항인 소매상(거래처)에 대한 미수금 관리가 가능하도록 중도매인과 소매상 간의 정산이 정산조직의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고, 이를 위해 소매상의 등록의무화와 소매상 조합의 결성이 선결돼야 한다”고 돼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연구보고서의 결론이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정산조직 실효성이 낮다며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이라는 점에서 정산조직 도입 논의와 개정안이 무관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가락시장에는 상장예외거래 정산을 위한 조직이 2014년 설립돼 운영 중이고, 2016년 시장도매인 정산조직도 세워졌다. 현재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간 상장거래(경매) 대금 정산에 관한 부분이 남아있으며, 개정안은 중도매인과 구매자 간 거래 정산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금정산조직 설립을 두고 정부(기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과일, 채소 각각) 등 각각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이개호 의원실 관계자는 8일 “정부가 마련 중인 ‘공영도매시장 발전 대책’ 또는 ‘가락시장 내 정산조직 도입’ 부분 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농산물도매시장 내부 여론을 수렴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개정안 발의 전에 공사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고, 발의 배경을 파악 중이다. 다만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도매시장 큰 틀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입법예고 과정에서 의견 수렴에 대비해 어떤 입장을 낼 것인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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