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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이상기후로 망친 배추농사…“재해보험 적용해달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7-29 조회 1585
첨부파일 20220728101039312-1.jpg
*5월30일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이상기후로 꽃대가 올라오고 꿀통 현상이 발생해 수확이 불가능해진 충북 괴산 내 배추밭을 조사하고 있다.



       정식기 저온·수확기 폭염에 충북 주산지 꿀통현상 발생

       수확 포기…한푼도 못건져 

       “농민들 안심하고 농사짓게 대상지역·보장범위 확대를”


                                                                     농민신문  괴산·충주=황송민 기자  2022. 7. 29


 “들쑥날쑥한 이상기후로 배추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져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충북 괴산 문광면 신기1리에서 올해 1만8150㎡(5500평) 규모로 봄배추 농사를 지었던 김범식씨(67)는 5월 수확을 아예 포기해야만 했다. 멀쩡해 보였지만 쪼개면 꽃대가 올라오고 잎이 검게 타들어가는 꿀통 현상이 나타나 상품성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주심기(정식) 시기인 3월말 이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더니 5월말에는 30℃까지 올라가고 비가 전혀 오지 않는 등 배추농사 40년 동안 올해 같은 날씨는 처음 겪었다”며 “종자대·비료값·영양제 등 2000만원을 투입했는데 한푼도 건지지 못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최근 재해로 인정을 못 받았단 소식에 농사할 맛이 안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번 피해는 이상저온과 고온·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인 만큼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이를 보상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에 충북지역 배추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기후로 큰 피해를 본 괴산·충주·청주 등 충북지역 배추 주산지를 중심으로 농작물재해보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와 이와 연관된 병충해가 증가하는 만큼 농작물재해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괴산지역은 아주심기 시기인 3월20일∼4월10일 사이 최저기온이 -4℃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심한 이상저온에 시달렸다.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일수도 14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3배에 달했다. 수확기인 5월말 최고기온은 평균 27.8℃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무려 5℃ 이상 높았다. 5월 강우량은 8.5㎜로 2021년의 5.9% 수준에 불과했다.

괴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아주심기 시기 저온과 수확기 고온에 노출되면 내부에서 꽃대가 올라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가뭄으로 인한 칼슘 결핍으로 꿀통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괴산농협(조합장 김응식)에 따르면 올봄 이상기후로 인한 배추 피해면적은 16만4011㎡(4만9700평)로 전체 계약면적의 68.5%에 달했다. 괴산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까지 합치면 피해면적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승수 괴산농협 지도과장은 “아주심기 때 입은 이상저온과 수확기 고온·가뭄으로 인한 피해지만 배추를 쪼개보기 전까지는 피해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자연재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지 못해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보상만 해줘도 농민들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예측하기 힘든 자연재해로부터 농가의 소득과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농업 생산활동을 뒷받침하는 정책보험이다. 2001년 도입 후 현재까지 67개 품목이 보험 대상 농작물로 등록돼 있다.

2019년 노지채소에 농작물재해보험이 도입됐지만 강원도 고랭지배추와 해남 월동배추에 한정됨에 따라 괴산·충주·청주 등 충북의 배추 주산지에서는 대상 지역과 보장 범위 확대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권오춘 충주 수안보농협 조합장은 “2019년 배추 등 노지채소의 농작물재해보험이 도입될 때 3년간의 시범사업이 끝나면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진행이 안되는 현실”이라며 “올초 농작물재해보험이 적용됐다면 농민들이 최소한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보장 범위에 이상기온·가뭄 등과 연관된 피해도 포함하고 대상 지역도 충북 전역으로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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