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CJ제일제당의 식물성 식품(Plant-based) 연구개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이 고기 없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만두 등 식물성 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CJ제일제당 선두로 신세계푸드·농심 등 대기업도 나서
위해성분 기준과 대체육 표기 규정 마련 등 과제 풀어야
농민신문 이유정 기자 2022. 7. 19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 이 사업의 매출을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식물성 식품이란 고기·생선·우유 등 동물성 재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한 것으로 대체육·대체유 등을 말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조직단백(TVP·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TVP는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것으로 단백질 조직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만들어져 조리 후에도 고기의 육질과 육즙을 구현한다. 또 다양한 제형으로도 제작할 수 있어 국·탕·찌개 등 한식뿐 아니라 양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식물성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그쳤다면 이제는 직접 육류를 먹는 것과 같은 식감을 구현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육 제조 기술 또한 고도화하고 있다. 농심은 국내 최초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s)을 개발해 고깃결까지 생생하게 재현했다. 신세계푸드는 식이섬유와 해조류의 단당류를 활용해 햄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베러미트’ 대체육 샌드위치를 개발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인테이크는 아예 원육 형태의 대체육 개발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조리가 가능하고, 조리 시에는 육향이 발생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인테이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22년 기술사업화지원사업’의 ‘돼지고기 유사 식물 기반 식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화’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 식품 시장규모가 2026년에 26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의 인식 또한 긍정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6355명을 대상으로 한 ‘향후 식물성 고기 섭취 의향’항목에서 ‘아마 먹어볼 것이다’라고 대답한 인원은 전체의 40％에 달했다.
최근 기후위기가 가시화하자 식물성 식품은 탄소·메탄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각광받는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연구팀은 1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품’에 “식물성 식품은 온실가스 배출을 6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4월4일에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세번째 보고서에서도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려는 노력은 인수공통전염병과 항생제 사용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 식물성 식품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최재욱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사업지원팀장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인 ‘임파서블푸드’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활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식물성 식품의 재료가 인체에 위해한 성분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히 설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육 표기에 대한 규정도 하루빨리 마련해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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