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농촌 난개발·저개발을 막고자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공간계획은 농촌을 계획적·체계적으로 이용·개발·보전하기 위한 제도다. 일터·삶터·쉼터로의 농촌공간을 재구조화하면서 기능 재생을 통해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139개 농촌 시·군 가운데 97개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거주지로서 경쟁력이 있는 농촌 또한 공장·제조업체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난개발로 정주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전체 취락지구 2만485곳 가운데 반경 100m 안에 공장 용지가 있는 곳만 2815곳에 달한다.
농촌주민 삶의 질 제고는 물론 청년층·도시민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선 농업·농촌 관련 시설을 이전·재배치·집적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농식품부는 최근 들어 농촌공간계획을 법제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제정안에 대해 이달 중 법제처 검토를 거친 후 8월 중 여당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2일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농촌다움 포럼’을 열어 제정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농촌다움 포럼은 농촌공간계획 실행을 돕기 위한 민관 기반 학술포럼이다. 정부·현장·학계·업계·언론계 관계자 30여명이 참여한다.
제정안엔 농촌공간계획 수립 전 기초조사를 시행하고, 위해시설 이전과 일자리·경제 기반 구축, 주거·정주 여건 개선 등 농촌공간 재구조화·재생 사업을 할 때는 시장·군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 제안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본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할 수 있고 농촌협약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재식 농식품부 농촌정책과장은 “국토관리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협의도 거의 끝났다”면서 “하반기 국정감사 등 변수가 있지만 연내에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정안이 마련되면 15일 농식품부 장관과 20개 지자체장이 체결한 농촌협약만 하더라도 법의 테두리 내에서 힘을 받을 수 있게 돼 농촌생활권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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