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 중도매인, 도입반대 표명
추가비용 부담·실적감소 우려
1개 법인과 거래 상인 과반수
“복수로 거래할 생각없다” 밝혀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7. 13
서울 가락시장 과실 중도매인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금정산조직 도입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는 한국농식품유통연구원에 의뢰한 ‘가락시장 정산조직 설립이 중도매인에 미치는 영향’ 연구용역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가락시장 대금정산조직 설립은 2013년 정부가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의 하나로 추진됐다. 대금결제 안정성 확보를 위해 2014년 상장예외품목 정산조직, 2017년 시장도매인 정산조직이 설립됐고 경쟁촉진을 목적으로 한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 판매대금 정산조직은 아직 설립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가락시장 청과부류 중도매인 348명(과일 206명, 채소 14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진행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설문에서 중도매인들은 대체로 현재 정산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 아래 대금정산조직 설립도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법인과의 정산에 문제가 없다고 답한 중도매인은 전체 53.1%, 문제가 있다고 답한 이들은 40.7%에 그쳤다.
정산에 문제가 있을 경우 대금정산조직 설립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필요 없다’는 비율이 43.7%로 ‘필요하다(39.3%)’보다 높았다.
대금정산조직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로 ‘정산조직 설립과 운영에 대한 중도매인 추가비용 부담(31%)’이라고 답한 중도매인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산조직의 엄격한 담보와 신용거래 한도 운영으로 중도매인 거래실적 감소(22.9%)’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 제3자가 정산업무에 개입 우려(16%)’ ‘도매시장법인이 중도매인에 지급하는 장려금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11.3%)’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한편 중도매인 가운데 15.5%는 현재 복수의 도매시장법인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 84.5%는 1개의 주거래 도매시장법인과만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도매시장법인과 거래하지 않는 중도매인 가운데 57.5%는 복수로 거래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42.5%는 거래 의향이 있다고 했다.
복수로 거래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추가 담보 부담’이 35%로 가장 많았고, ‘현 주거래 도매시장법인으로 충분’이 34%, ‘거래의 번잡·복잡’이 14%, ‘인력 증원과 비용 부담’이 11% 순이었다.
반면 복수의 도매시장법인과 거래를 하고 싶은 이유로 중도매인들은 ‘다양한 상품 구입 용이(34.3%)’ ‘필요 물량 확보 용이(23.8%)’ ‘상품 선택의 폭이 넓음(17.5%)’ ‘영업경쟁력 확대 가능(17.5%)’ 등을 꼽았다.
이어 전과연 서울지회는 보고서에서 ‘통합정산조직 설립 추진에 대한 중도매인 입장’을 통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전과연 서울지회는 “정부는 대금정산조직 도입 필요성으로 복수 거래 활성화, 실질적인 소속제 폐지, 거래 투명성 제고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정책목표는 초기 투자와 운영비 부담, 미지급 위험의 책임 소재, 이해관계자 공감대 부족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금정산조직 설립에 참여를 강제할 경우 중도매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현행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 정산이 중도매인 영업에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과연 관계자는 “대금정산조직 도입 관련 채소부류와 과실부류 중도매인 입장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이번 연구용역은 과실부류 입장으로 이와 관련 도매시장법인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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