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창녕농협공판장 건마늘 경매장. 성명경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사진 왼쪽)과 성이경 창녕농협 조합장(오른쪽)이 기대치를 밑도는 건마늘 경매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서 1kg 상품기준 5400원대
초매식 이후 일주일째 제자리
“농자재 가격·인건비 치솟아
생산비도 건지기 힘들어” 아우성
정부 물가잡기 급급
중도매인 압박 의혹도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2022. 7. 12
지난 8일 창녕농협공판장 건마늘 경매현장에서 만난 후계농업경영인 출신의 성이경 창녕농협 조합장과 성명경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은 마늘 경매가를 분석하며 깊은 한숨을 토했다.
7월 1일 건마늘 초매식에서 나타난 기대 이하의 경매가로 인한 아쉬움이 일주일째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며 답답함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성 조합장에 따르면 초매식 이후 일주일간 건마늘의 경매가는 대서마늘 1kg 기준 상품 5400원, 중품 4300원, 하품 4000원 근처를 오르내리며 농민들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5월 23일부터 6월 10일까지 진행한 풋마늘 경매의 평균가가 4500~4800원 정도였다. 풋마늘을 말리면 20% 가까이 감모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건마늘은 상품기준 6000원은 넘을 것으로 농민들은 기대했으나, 5500원에도 못 미치는 시세가 계속됐다. 불안한 농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홍수출하에 가세하면서 경매가는 11일 5200원대로 더 떨어졌다.
성명경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은 “이번 작기엔 비료가격이 세 배나 올랐고, 대형트랙터에 들어가는 경유가격도 휘발유가격을 추월해 급등했고, 비닐을 비롯한 각종 농자재와 인건비도 치솟은 반면에 가뭄으로 수확량은 줄었다”면서 “기계화가 진척된 대농들은 간신히 수지를 맞출지 몰라도, 대다수의 중소농은 자기 인건비를 건지기 힘든 경매가다”고 성토했다.
성이경 조합장은 “우리나라 마늘 소비량이 연간 35만톤 정도인데, 올해 마늘 생산량은 작년 31만톤보다 적은 약30만톤 남짓으로 예측돼 어느 정도 가격이 올라 생산비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담합의 의구심이 짙은 경매가가 형성돼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성 조합장은 “창녕지역 5개 농협공판장을 드나드는 중도매인들이 120명 가량 되는데, 경매가가 절대로 5500원이 넘지 않도록 교묘히 공조를 하는 눈치다”고 전했다.
그는 “치솟은 농산물 생산비는 고려하지 않고 물가잡기에만 혈안이 된 정부가 농산물 가공 및 냉장 업체들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수입마늘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도입 가능성을 흘려 마늘경매 초반부터 중도매인들에게 압박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성 조합장은 “정부가 생산비가 급등한 농민들 처지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고, 농협을 비롯한 생산자조직과도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채, 수입농산물 TRQ 물량으로 안이하게 농산물 수급조절 및 물가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 조합장은 “TRQ 물량 도입 매뉴얼이 매우 오래된 것으로 지금의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고, 수입과정의 검역과 실제 물량관리에도 허점이 많아 편법수입이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우려도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며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성명경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장은 “마늘·양파농가는 트랙터를 2~3대 사용하는데, 농업용면세유는 1대에 한해 찔끔 배정되기에 나머지 트랙터엔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유를 넣고 있다”면서 “급등한 농업 생산비 부담을 줄여줄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