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8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선 할당관세(무관세)로 주요 농축산물을 대거 수입키로 했다. 이에 대해 생산자단체들이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 대통령, 첫 비상경제민생회의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222. 7. 8
취약계층 식료품비 경감 방안
무관세 수입, 가격 낮추기 일색
“소비자 편익 없이 생산자 피해”
“식량 주권 포기” 고강도 비판
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8일 첫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마련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서민의 생계비 부담을 덜겠다는 것인데, 정부가 내놓은 식료품비 경감 방안이 대부분 농축산물을 무관세로 수입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어서 정부가 농민들에게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 발언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서민과 취약계층으로, 정부는 민생 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면서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수급관리는 물론 해외 수입을 과감히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직후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민생안정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서민 식료품비 부담 경감을 목표로 먼저 올 연말까지 주요 축산물에 대해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 가격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달 22일부터 적용된 할당관세 적용으로 캐나다·브라질 등 가격이 저렴한 국가로부터 수입이 증가, 가격안정화를 유도했다고 판단, 기존 5만톤에 더해 삼겹살 할당물량을 2만톤 추가 증량할 계획이다. 미국·호주 등에서 주로 들어오는 수입소고기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현재 호주산은 16%, 미국산은 10.6%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연말까지 들여오는 할당관세 물량은 10만톤 규모다.
관세가 20~30%대인 닭고기에도 할당관세를 적용, 8만2500톤을 수입할 계획이다. 계란은 기금변경으로 마련한 24억원 재원으로 계란공판장을 활성화해 불확실한 산지거래 관행을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체계로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감자는 국산 비축감자를 매입한 뒤 이달부터 8월까지 4000톤을 즉시 방출하고 호주산 700톤을 7~8월 수입해 8월부터 공급하되, 미국산 감자는 사전 준비를 통해 8~9월 추가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마늘과 양파의 경우 비축물량을 이달 중 조기방출하고 중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저율관세적용물량(TRQ)을 도입할 예정이다. 겨울대파가 본격 출하되기 전 3개월간(7월 20~10월 31일) 448톤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전국한우협회와 대한한돈협회, 대한양계협회 등 주요 축산단체들은 정부의 비상경제민생회의 직후 일제히 성명서를 내며 정부의 이번 대책을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우협회는 “한우산업 포기선언과 다름없는 수입소고기 무관세 정책을 강력 규탄하며, 철회하지 않을 시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한돈협회도 “정부의 이번 정책은 인위적인 시장개입으로 농가 피해를 가중시키고 소비자 편익은 없는 정책이라고 판단한다.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양계협회 역시 “어려울수록 국내 생산 기반을 돈독히 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은 뒷전이고 쉽고 편리한 수입에 의존하는 방안만을 고집하는 정부에게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다. 성과도 없는 계란, 닭고기 수입 장려 정책을 지속할 경우 이 나라 양계산업을 정부가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결단적인 저항을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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