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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시설재배 경영비 늘고 농산물값은 급락…농가 ‘신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6-20 조회 1438
첨부파일 20220619073200481.jpg
*충남 천안 오이농가 오태식씨가 5월말 수확을 마치고 현재 담수 중인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며 올해도 가온재배를 계속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난방비 껑충 비료 등 농자재도 크게 올라

     작물 생산비용 갑절로 증가

     가온재배 포기 고려하지만 과잉생산 문제로 걱정 태산


                                                     농민신문 횡성·춘천=김윤호, 천안=서륜 기자   2022. 6. 20


 “국제유가 상승으로 난방유값이 무섭게 급등한 탓에 지난 겨울철 난방비를 포함한 경영비가 예년보다 족히 두배는 더 들었습니다. 그런데 애써 키워 출하한 농산물값은 뚝뚝 떨어지니 헛웃음만 나죠. 게다가 농자재값은 왜 또 그리 천정부지로 치솟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시설채소 농가들이 생산비 폭등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다. 난방유와 각종 농자재값은 천장이 뚫린 듯 폭등해 생산비가 갑절로 늘었지만 정작 시설채소값은 뚝 떨어져버린 탓이다. 농가들은 ‘앞으로 손해 보고, 뒤로 밑지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막다른 경영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15일 여름작기 토마토 대표 산지인 강원 횡성군 둔내면. 이곳은 토마토 재배면적이 119㏊(36만평)를 웃도는 전국적인 주산지다. 이곳에서 3.96㏊(1만20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이경호씨(61·현천리)는 이달초부터 출하를 시작한 방울토마토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다. 이씨는 “도매시장에서 방울토마토 3㎏들이 한상자당 최소 1만5000원 이상 받아야 하는데 올해는 8000원부터 시작해 잘 받아야 1만원 수준”이라며 “그동안 농사짓느라 들어간 경영비가 얼마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가 속앓이를 하는 배경엔 지난겨울 유독 비쌌던 난방비가 자리하고 있다. 토마토는 겨울철 하우스 내부 온도를 아무리 낮아도 영상 13∼15℃는 유지해야 해 난방비 부담이 큰 작물이다. 이씨는 “원래 같으면 겨울철 한달 난방비가 1000만원 밑으로 들어야 하는데 지난겨울엔 2000만원가량 지출했다”고 말했다.

유류대뿐만이 아니다. 하우스용 필름, 관수자재 등 거의 모든 농자재값이 큰 폭으로 올라 농가들은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농자재값이 과거에 비해 체감상 30∼40%는 오른 것 같다”며 “필요한 자재가 있어도 선뜻 장만할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토마토 주산지인 춘천시 신북읍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김재호 신북농협 조합장은 “토마토값이 10㎏들이 한상자당 1만7000원선이었는데 올해는 1만2000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며 “지난겨울 평소 난방비를 2000만원가량 쓰던 걸 4000만원까지 두배로 썼는데 토마토값이 안 나와 큰일이라고 하소연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시설오이 농가들이 처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비닐하우스 4동에 오이를 재배하는 오태식씨(68)는 자고 나면 오르는 농자재값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돼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난방유다. 오씨는 보통 11월초에 정식해 가온재배를 하는 겨울철이면 난방유 1만5000ℓ가량을 사용한다. 그런데 난방유 1ℓ 가격이 지난겨울 1100원대로 뛰어올랐다. 그 이전 작기의 700원에 견줘 36%나 상승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 난방유가격은 1400원까지 치솟았다.

하우스필름과 비료값도 크게 뛰었다. 오씨는 4중 필름 가운데 가장 바깥쪽 필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교체해왔는데 최근 필름 공급업자로부터 올해 판매가격이 25∼30%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술 더 떠 수입 액상비료값은 37.5%나 인상됐고, 출하용 포장상자값은 지난해 한개당 550∼600원에서 최근 1000원으로 두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오씨는 올겨울 가온재배를 계속할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는 “농자재가 안 오른 게 없는 데다 1ℓ에 무려 1400원이나 하는 난방유값을 주고는 도저히 가온재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가온재배를 포기하고 정식시기를 내년 3월로 늦추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농가들이 생산비 부담을 덜기 위해 3월 정식으로 몰릴 경우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농가들은 그나마 소비라도 받쳐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침체됐던 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세복 둔내농협 조합장은 “외식 경기가 2년간 꽁꽁 얼어붙었다가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농산물값 상승으로 반영되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향후 기대되는 시세 반등요인도 딱히 없는 터라 낙담하는 농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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