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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마늘 수확작업 기계화’ 영세농가는 꿈도 못꾼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6-17 조회 1454
첨부파일 20220616101753055.jpg
*경북 영천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가 농민들 앞에서 마늘 수확 기계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천시



       정부·주산지 지자체 기술보급 추진…경북 영천서 시연회

       절단기 등 트랙터 부착형 공급 좁은 농지 작업 불가능 등 문제

       수확기 집중 농기계 임차 수요 임대사업소 일괄 감당 어려워

       영농현장과 괴리…기대 못미쳐


                                                                      농민신문  영천=김동욱 기자  2022. 6. 17


 정부와 마늘 주산지 지방자치단체들이 농번기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마늘 수확작업에 대해 기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영농 현장의 기대에 못 미쳐 기술 보급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 영농 실태는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장의 수요와 괴리된 수확작업 기계화를 추진해 농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마늘 주산지인 경북 영천시는 최근 부족한 인력문제를 기계화로 해결하고자 마늘 수확 기계화 작업 시범단지 육성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사업은 마늘 줄기 절단, 굴취, 수거, 운반, 건조 등 수확의 전 과정을 일관작업이 가능토록 기계화하는 게 목적이다. 시는 수확기 일당이 15만원을 넘긴 상황을 타개하고자 국비 사업으로 10개 작목반에 임대형식으로 트랙터에 부착하는 절단기·굴취기 등의 공급을 끝마쳤다. 또한 이달 3일 농가 등 50여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직접 농기계 시연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늘 재배 농가들은 수확작업 기계화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우선 시에서 보급한 기계들이 트랙터 부착형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트랙터 작업이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경지 정리가 완료된 적정면적 이상의 농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영천산 마늘의 50%가량을 생산하는 신녕면은 경지 정리가 안된 소규모 농지가 많아 시에서 선보인 기계화 작업 도입이 힘들다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신덕리 마늘농가 하영득씨(68)는 “트랙터 회전 반경 등을 감안하면 기계화 작업을 위해 3306㎡(1000평) 규모 이상의 반듯한 땅이 필요한데 우리 지역은 그렇지 못한 곳이 절반은 된다”며 “좁은 농지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승용관리기용 기계는 동력이 약해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기술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가들은 수확기에 집중되는 농기계 임차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에서 작목반 수요 조사를 통해 여러대를 임대하지만 농가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김상순씨(78·화남리)는 “기계로 수확하면 인건비 절감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임대사업소를 통한 농가 일괄 공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값비싼 부착형 기계를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트랙터 자체가 없는 영세 농가는 기계화를 생각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절단기로 자른 마늘 줄기의 길이가 수매 규격에 맞지 않는 것도 문제다. 농지에서의 기계 작업 특성상 정밀한 작업이 어려워 절단기로 마늘 줄기를 자르면 마늘 구에는 5㎝ 내외의 줄기가 남는다. 하지만 수매 규격은 줄기 길이 2㎝ 이하로 정해져 있어 수확 후 수작업으로 줄기를 다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이중작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구권 신녕농협 조합장은 “수확만 끝나면 인력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 한번 더 줄기를 자르는 작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농가들이 번거로워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라며 “줄기가 길면 깐마늘 가공 과정에서 끼임 현상이 발생해 가공업자들도 처리가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농기센터 관계자는 “현재 신녕면은 기계화 도입이 느린 것이 사실이지만 사업은 영천 전체 마늘 재배면적의 12% 정도인 150㏊를 담당하는 게 목표”라며 “향후 절단기의 성능 개선과 수매 규격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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