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구직자를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도농 인력중개 서비스’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력난에 매년 허덕이는 농촌이지만, 이 같은 플랫폼 시스템이 있는지조차 농가도 모르는 데다가 도시인력도 중개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농촌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자, 긴급 대책으로 같은 해 5월부터 도시의 유휴인력을 구인 농가에 온라인으로 중개하는 ‘도농 인력중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거주지역 상관없이 농업일자리 정보를 제공해 구직자를 모집하겠다는 취지다.
이 서비스는 농가에서 농작업 내용, 일정, 인력수요 등을 각 지역에 있는 ‘농촌인력중개센터’에 알리면 센터 담당자가 도농 인력중개 서비스 누리집에 구인 공고를 등록하고, 구직자는 해당 공고를 보고 신청하는 방식이다. 센터는 구직자의 농작업 경력 등을 상담하고, 농가의 채용여부를 확인해 최종적으로 인력을 농촌 현장에 투입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해당 서비스의 실효성에 대해 고개를 내저었다.
전북의 한 인력중개센터 관계자는 “공고를 올려놔도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기 일쑤”라며 “단체 인원이 필요한 농작업에 1~2명만 지원해서는 농가와 연결해주는 게 오히려 더 큰 업무가 된다. 농가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특히 전문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농가에서는 기존에 이용하던 인력사무소를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가 현장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품목 단체 관계자는 “온라인 중개 서비스가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온라인으로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고령농에서는 직접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이 서비스를) 잘 모른다. 실제로 이용해 본 경험도 많지 않으니 늘 쓰던 인력사무소에 먼저 연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이 관계자는 “농작업이라는 게 일반적인 작업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기상 여건 등에 따라 일정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면서 “필요할 때 인력이 없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상황에 맞춰 인력을 더 빨리 구할 수 있는 인력사무소를 이용하기가 쉽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정부가 만들어도 도시와 연계가 되지 않으면 예산만 들이고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도시 인력센터와 연계하는 방안과 도시민에게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온라인 인력 중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8억원의 예산을 들여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손본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공고만 올리는 식에서 도시와 농촌의 인력 매칭을 위한 쌍방향 정보 제공 등이 이뤄지도록 개선하겠다는 것.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기일자리가 많이 필요한 농업 현실에 맞춰 단기 인력 지원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개발을 끝내고 한 달 정도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정신문] 제주도, 양배추에 치명적인 뿌리혹병 방제 나서 
[농수축산신문] 소비자 10명 중 7명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