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 농업계 인사들이 두루 낙점됐다. 문재인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번에도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와 넉넉한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18·19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대표적인 농업계 인사로 꼽힌다. 그는 당선소감을 통해 “전남 농축산업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생명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에선 21대 국회 농해수위에서 활동한 김태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도지사로 당선됐다. 3선 정치 베테랑인 그는 후보 등록 직전까지 농해수위원장을 지내면서 우리 농업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써왔다.
제주도지사로는 오영훈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20년 만에 민주당 도지사 탈환을 이끌어냈다. 오 당선인은 20대 국회 때 농해수위에서 활동했다.
이명박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는 재선을 노리는 박남춘 민주당 후보와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 당선인이 4년 만에 인천 시정 총책임자로 복귀하게 됐다.
기초단체장으로도 농업계 인사가 다수 뽑혔다.
경북에선 농림부 차관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을 역임한 김주수 무소속 후보가 의성군수 3선에 성공했다.
충남 금산에선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두 농업계 인사가 맞부딪쳤다. 그 결과 박범인 국민의힘 금산군수 후보가 현 군수인 문정우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금산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박 당선인은 충남도 농정국장까지 지내면서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양군수로는 김돈곤 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그 역시 충남도 농정국장으로 근무한 농업계 인사로 분류된다.
전남 진도군에선 군 농산유통과장을 지낸 김희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군수로 뽑혔다.
농협 출신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김명기 전 강원농협지역본부장은 횡성군수에 4년 만에 재도전해 결실을 봤다. 충북 영동군수에는 정영철 전 보은옥천영동축협 조합장이 선출됐고, 전북 무주군수는 전 구천동농협 조합장 출신 황인홍 무소속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경북 군위군수는 김진열 전 군위축협 조합장이 당선됐고, 조근제 전 경남 함안축협 조합장은 함안군수 재선에 성공했다.
경남에서 가장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거제에선 박종우 전 거제축협 조합장이 현 시장을 누르고 신승했다.
농민단체 소속도 눈길을 끈다. 박현국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경북 봉화군연합회장이 봉화군수로 당선됐고, 최영일 전북 순창군수 당선인과 이상익 전남 함평군수 당선인은 한농연 회원이다.
경북 영주에선 박남서 영주산업사 대표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중앙직능위원회 농림축산분과 수석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농업계 인사들이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농협 관련 인사 가운데는 주진하 전 NH농협 충남 예산군지부장이 충남도의원(예산)에 뽑혔다. 한춘옥 전 전남 순천농협 지점장은 전남도의원(순천) 재선에 성공했고, 모정환 현 함평농협 이사(함평)와 박성재 전 땅끝농협 감사(해남)도 전남도의회에 입성했다. 충북에선 농민 출신 스타 도의원인 이상정 민주당 후보(음성)가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박형대(전남 장흥)·오미화(〃 영광)·오은미(전북 순창) 세 후보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출신으로 진보당과 결합해 도의회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