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농촌 인력난도 덩달아 심화하고 있다. 27일 경남 창녕군 대합면 평지리 한 마늘밭에서 경남농협지역본부 직원들이 마늘 수확작업을 돕고 있다. 창녕=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마늘 수확철·지방선거 겹쳐 일당 14만원에도 일손부족
일부 17만원주고 인부 고용 농민들 경영비용 부담 가중
올 근로자 공급 나아졌지만 지난해 사정 나빠 착시효과
농민신문 창녕=오은정, 김소영 기자 2022. 5. 30
“20일부터 시작한 마늘 수확이 내일이면 마무리돼요. 사람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확철엔 매일 인부 10명가량이 필요해 걱정이 많았어요. 수확작업이 끝나면 그나마 한숨 돌릴 듯싶어요.”
27일 오전 9시, 경남 창녕군 대지면 한 마늘밭에선 굴취기로 캐낸 마늘을 망에 집어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3만3057㎡(1만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전양추씨(59)는 이날 막바지 마늘 수확을 위해 창녕군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인부 11명을 고용했다.
하루 인건비는 1인당 14만원. 전씨는 “올해는 마늘 수확이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빨라졌는데 6·1 지방선거 운동과 맞물리면서 농촌에 일손이 더 부족해졌다”며 “일당 14만원은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지금은 이 비용으로도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마늘·양파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농촌 인력난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월 첫주까지 제주·전남 지역 조생종 양파 수확이 마무리됐다. 고추 아주심기(정식)와 과수 꽃가루받이(수분)·꽃솎기(적화) 작업도 전국적으로 거의 완료됐다. 현재 과수농가들은 열매솎기(적과)·봉지씌우기 작업을 하고 있다. 마늘 역시 제주와 전남 고흥지역의 난지형 <남도종> 수확이 이달 셋째주에 대부분 끝났고, 창녕지역 <대서종> 수확도 이달 넷째주가 지나면 7부 능선을 넘게 된다.
재배면적이 3000㏊로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로 꼽히는 창녕지역은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인건비도 껑충 뛰어 수확 인부 일당은 10만원대 중후반이 대세가 됐다.
농민 석보균씨(69·대합면)는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일당 17만원을 주고 인부들을 고용했다”며 “올해 마늘값이 비교적 높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창녕군 농촌인력중개센터장은 “센터에선 여성근로자 기준 하루 인건비를 14만원으로 정하고 인력을 공급하는데, 사설 인력업체는 사람이 부족하다 싶으면 인건비를 바로 올려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확철이면 농가들이 센터를 많이 찾지만 예산이 넉넉지 않다보니 기존에 상대했던 농가들 위주로 보내주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와 견줘 사정이 다소 나아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농촌인력중개 인원은 46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때와 견줘 45% 늘었다. 일손돕기도 16만3000명으로 23%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입국도 원활한 편이다. 올들어 25일 기준 고용허가제로 2312명, 계절근로제로 2784명이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해 1년 전체 인원(고용허가제 1841명, 계절근로제 538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덕민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E-9’ 비자 소지자)는 한달 평균 480명 수준으로 입국하고 있어 연말이면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베트남·네팔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C-4’·‘E-8’ 비자 소지자) 인력송출 지연 문제도 해소됐고 국내 체류 외국인의 계절근로 참여실적이 25일 기준 755명으로 지난해(125명)보다 6배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그러나 지난해 상황이 워낙 나빴던 데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정권 NH농협 창녕군지부장은 “지난해는 마늘 수확철에 비가 잦아 농기계가 밭에 거의 들어가지 못했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일손 부족이 특히 심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지부장은 “올해는 수확기에 비가 거의 안 와 기계작업이 가능해 필요 인력이 지난해보다 절반 정도 줄었다”면서도 “지난해 인건비가 워낙 높아 인력 수급이 그나마 나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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