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하순 1만원 안팎 기록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값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2. 5. 24
양배추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저장 및 출하 물량이 감소한 한편 수요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이례적인 상승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제공하는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농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5월 중하순 양배추 도매가격(경락가·8㎏그물망·상품) 추이는 16~21일 1만원대를 기록하다가 23일 9054원으로 다소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5000~7000원대보다 50%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고, 최근 5년간(2018~2022년) 가격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이 같은 상승세는 평년에 비해 이례적인 현상으로, 심지어 지난 4월 29일과 30일 시세는 각각 1만4000원대까지 치솟는 등 그야말로 ‘고공행진’ 흐름이다.
시세가 강세를 띠는 이유는 산지 물량이 줄어든 데다 수요까지 늘면서 공급 여건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5월 현재 시장에서 취급되는 양배추의 대부분은 겨울 저장 물량과 시설 양배추 출하 물량인데, 둘 다 평년에 비해 감소한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관측 자료에서 겨울 양배추 저장 물량이 평년보다 24%, 봄 시설 양배추 물량은 평년보다 23.2%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가락시장 유통 상황도 이 같은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저장 양배추 물량 소진이 임박해 있는데 평년보다 소진 시점이 빠르고, 출하 물량의 감소 원인은 가뭄 등 기상여건에 따른 것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산지 출하 물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은 맞지만, 도매시장에서 감소폭이 뚜렷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대아청과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23일 현재까지 양배추 반입량은 581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19톤보다는 10% 정도 늘어났다. 대아청과는 가락시장에 들어오는 양배추의 95% 이상을 취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세 상승을 견인하는 주된 원인은 물량 부족보다는 수요 확대 쪽에 무게를 싣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배 대아청과 팀장은 “올해 가락시장 반입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전체 출하 물량이 줄어들수록 중앙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가락시장으로 물량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저장 및 출하 물량이 평년에 비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감소폭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시세 상승의 주요인은 코로나 국면이 완화됨에 따라 외식이나 단체급식 등 대량 수요가 크게 늘어난 측면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는 노지 양배추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6월이 되면 지금보다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배 팀장은 “현재 주출하지가 전남 무안인데, 6월부터 충청권과 전남권, 경상권 등에서 출하 작업이 본격화되면 공급 물량은 지금보다 늘어나 7월 초순까지 꾸준히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시세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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