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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농산물 도매거래 ‘디지털 혁신’ 바람...전자송품장 논의 솔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5-20 조회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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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농업 국정과제로 추진

       aT-도매시장법인 등 회의 앞둬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2022. 5. 20


 농산물 도매거래에 있어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새 정부 농업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라로 꼽히는 ‘농업 디지털 혁신’ 일환이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주요 도매시장법인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송품장 도입 관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도매거래에 전자송품장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송품장을 작성하는 생산자 등 출하지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 문제로 풀어야할 과제가 적지 않아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 관심이 모인다. 
 


    # 전자송품장 도입 왜?

PC·스마트폰에 출하내역 전송 
정보 공개, 농업인·국민 등 혜택
스마트 APC와 연계 ‘시너지’도

전자송품장은 도매시장 등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생산자나 생산자단체가 PC나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출하내역을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대다수 도매시장에서는 출하자가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표준송품장(종이)에 출하내역을 기재해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보내고 있다. 

현재 농식품부의 구상은 이 종이송품장을 전자송품장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 이에 농식품부는 오는 23일 전자송품장 도입을 위한 회의를 열어 유통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박성대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주무관은 “전자송품장 도입을 놓고 유통 관계자들과 만나 합리적인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며 “아직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는 구체화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차원의 논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농업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로 ‘농업 디지털 혁신’을 제시하고,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APC(산지유통센터) 확대, 온라인거래소 운영 및 도매시장 거래정보 디지털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자송품장 논의도 이런 국정과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대 주무관은 “도매거래 정보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이는 스마트 APC와도 연계되는 것”이라며 “농산물 유통정보의 디지털화를 통해 거래정보를 공개하고 결과적으로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도매유통 업계 반응

   법인마다 다른 품목코드 통일

   출하지 ‘디지털 여건’ 등 과제

   “방향성 맞지만 구현은 막막해”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시대를 얘기하는 상황에서 농산물 도매유통에도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선 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산지 여건 등 도매유통 현실을 들여다봤을 때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에도 대부분이 동의하는 게 현실이다. 

한 도매유통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유통 전환이라는 게 미래지향적으로 봤을 때 의도나 방향성은 맞는데 현재 시점에서 그것을 어느 정도 구현할지가 미지수”라며 “한 예로 현재 도매시장법인 별 농산물 품목 코드조차 다 다른 상황인데 어디서부터 접근해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가락시장을 운영·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서울시공사)도 지난 2017년 ‘송품장 전자신고제’를 도입 무, 배추, 양파, 마늘 4개 품목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시공사는 ‘송품장 전자신고제’를 통해 출하 품목의 반입물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화할 수 있어 출하자는 출하물량 및 시기 조절이 가능하고 구매자는 계획적인 구매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가락시장 내 한 도매시장법인도 지난해 초 자체적으로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에 들어갔으나, 출하자들의 전자송품장 이용률이 저조해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걸림돌은 무엇인가

앞선 지적대로 전자송품장 도입 의도와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풀어야할 과제가 적지 않아 실제 실현이 가능할지, 도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디지털 정보가 구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전자송품장 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출하지의 여건이다. 전자송품장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출하내역을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입력해야 하는데, 출하자 모두가 이 시스템을 활용하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장에서는 현재 이용하고 있는 종이송품장도 표준 양식에 맞춰 기재하지 않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 표준송품장이라는 양식이 있어도 등급별 수량 등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고, 포장박스에 출하내역을 적어 도매시장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는 게 현실이다. 

어렵게 시스템 도입이 이뤄지더라도 디지털화된 거래정보가 어느 정도의 효용성을 가질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도매유통 업계 관계자는 “출하자 정보 제공이나 수급 안정 차원에서 유통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출하 물량 외 등급별 정보 등은 수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수집하는 정보 수준이 낮으면 효용성이 떨어질 것이고, 출하자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아 실제 도입까지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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