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3만~5만원 올라
한 명당 하루 15만원까지
그나마도 예약 없이는 못 구해
점심에 새참은 따로 제공
인근서 조달하면 교통비까지
“인건비 주면 뭐 남나” 한숨
한국농어민신문 청주=이평진 기자 2022. 5. 20
충북 진천군에서 벼농사와 수박농사를 짓는 김천규 씨. 그는 외국인 노동자 4명을 5월 19일 현재까지 25일째 쓰고 있다. 못자리 육묘상자 6만장을 생산하고 있는 터라 5월 말까지는 이들을 계속 써야 한다. 외국인들에게 주는 인건비는 하루 14만원. 점심과 새참은 따로 제공해야 한다.
김씨는 일이 많건 적건 이들을 놓지 않는다. 한 번 다른 데로 보내면 다시 부를 수 있을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수박순치기 작업 때는 다른 외국인들을 1주일에 한 번씩 부른다. 이들에게는 만원을 더 줘야 한다. 부정기적으로 부르기 때문에 인력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인건비는 작년보다 4만원 이상 올랐다고 한다.
김씨는 “작년에 10만원에서 11만원씩 줬다. 올해는 용역에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사람 구하기도 힘들다. 솔직히 인건비 주고나면 뭐가 남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괴산군에서 7000평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용희 씨는 요즘 적과작업에 외국인들을 쓴다. 일당은 남자 14만~15만원, 여자는 12만원을 준다. 물론 새참과 점심은 제공해야 한다. 식사비를 따져보면 1인당 1만5000원 꼴로 들어간다고 한다.
이씨는 매일 여덟 명을 고정으로 쓰는데 적과 작업에 연간 60명, 봉지작업에 60명을 쓴다는 것이다. 괴산지역은 작년 외국인 일당이 남자 10만원, 여자 9만원이었다고 한다. 올해 이보다 3만원에서 5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씨는 “외국인들이 못 들어오니까 일당이 뛰는 것이다. 20년 전 복숭아 농사 시작할 때 일당이 2만원이었다. 지금 몇 배가 뛰었지만 복숭아 값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충주시에서 복숭아와 사과 농사 1만5000평을 짓는 유재식 씨는 하루 열 명을 용역에서 데려온다. 적과 작업에 쓰는 인력이다. 연간 300명 가량을 쓴다는 그는 일당으로 12만원에서 13만원을 준다고 한다. 충주지역의 일당은 괴산이나 진천보다는 싼 편이다.
유씨는 “여기는 시내다보니 그래도 인력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영동군 심천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박보하 씨는 적과 작업을 혼자 하고 있다.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인건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박씨에 따르면 영동지역은 인력이 없어 경북 김천에서 데려오는데 하루 15만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점심이랑 새참 두 번 주고 김천까지 데리러 갔다가 데려다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인당 만원을 교통비조로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지역 인건비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작년보다 크게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품목별 밴드에 올라오는 소식을 봐도 크게 오른 인건비 수준이 확인된다. 경북 문경시 신모씨는 작년 10월 1일 올린 글에서 “외국인은 11만원에서 12만원을 줘야 하는데 2020년에는 한국사람도 9만원에서 10만원이면 됐다”고 썼다.
경북 의성군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다는 이모씨는 댓글에서 “한국사람은 11만원을 줘야 하는데 봄에 적과 할 때만 해도 9만5000원이면 됐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의 오모씨는 작년 4월 14일 올린 글에서 “외국인들은 식사 제공없이 커피만 타주고 일당 9만원을 준다”고 썼다.
이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작년의 경우 외국인 일당이 적으면 9만원, 많으면 12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최하가 12만원, 보통 14만원에서 15만원 선이다. 그마저도 없어서 못 구한다.
옥천군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이재숙 씨는 “아예 인력이 없어 구하지를 못한다. 요즘 알솎기가 한창이라 최고로 인력이 필요할 때다"라며 "어쩔 도리가 없어 동네 할머니들을 모셔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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