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조생양파 7000t가량을 출하연기하기로 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와 전남지역 농협들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산지농협이 조생양파를 저장·출하연기할 경우 1㎏당 최대 260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양파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출하연기 사업량은 7000t 내외로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8억2000만원으로 국비 30%, 지방비 50%, 농협경제지주 10%, 양파자조금 10%로 구성된다.
농식품부가 조생양파 출하연기를 결정한 것은 6월 이후 공급 부족으로 양파가격이 오르는 상황에 대비한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겨울 지속된 가뭄으로 중만생종 양파 생육이 좋지 않아 6월 이후 양파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조생양파 출하를 늦춤으로써 6월 양파 공급량을 늘려 가격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이번 출하연기 사업으로 6월 이후 양파 공급량 감소분이 당초 예상치인 평년 대비 13.7%에서 13.3%로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연기 방식은 산지농협이 농가로부터 조생양파를 수매·저장했다가 한달 뒤에 시장에 출하하면 저장·선별·출하 등 제반비용으로 1㎏당 260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수매에는 자조금 가입 농가만 참여할 수 있다. 수매와 저장은 5월말까지, 출하는 저장한 날로부터 30일이 지난 뒤부터 가능하다. 지원금 260원 가운데 입고·저장·감모 등 출하 전 소요되는 비용 60원은 선지급된다. 잔여 지원금 200원은 한달 뒤 출하했을 때 손실이 나는 경우에 한해 지급된다. 즉 수매가격과 선별·포장·운송 등 출하에 들어가는 제비용 200원을 합한 가격보다 경매가격이 낮게 나와 손실이 날 경우 손실분에 한해서 지원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지역농협이 1㎏당 500원에 조생양파를 수매해 저장·출하연기했다가 200원의 비용을 들여 시장에 출하해 수취가격 600원을 받을 경우 농협의 최종 손실분인 100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수취값이 비용을 더한 가격보다 높을 경우 지원이 없으며 손실액이 200원을 넘어도 200원까지만 지원된다.
지역농협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농식품부가 제반비용을 지원해주는 데다 6월 이후 양파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잘만하면 조생양파 가격도 끌어올리고 중만생종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조생양파는 수분이 많아 길게 저장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사업 참여를 망설이는 곳도 적지 않다. 양파가 부패해 출하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손실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5월에도 비슷한 사업을 했는데 그때 조생양파 부패율이 40% 가까이 나와서 참여 농협들이 손실을 많이 봤다”면서 “결국 부패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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