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협 국회 앞 긴급 기자회견
비료가격 지원 농협에 떠넘겨
정부지원예산 600억 원 고작
농업예산 4250억이나 삭감
예산비중 2.8→2.5%로 더 줄어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2022. 5. 17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물가상승 대응 등을 위해 편성한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본보 5월 17일자 1면 참조)을 두고, 농업계는 역대 최악의 졸속편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강조한 비료 가격 인상분에 대한 국고 지원 비율이 고작 10%(약 600억원)에 불과한데다,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농업예산 4250억원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2022년 본예산 기준 농식품부 예산 비중은 역대 최저치였던 2.8%에서 2.5%까지 쪼그라든다. ▶관련기사 3면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이하 한종협, 상임대표 이학구)는 지난 16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분야 추경안의 졸속편성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학구 한종협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추경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추경 재원 확보를 위해 가뜩이나 부족한 농업예산 4250억원을 삭감하려 한다”면서 “막대한 농업예산을 활용함에도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은 비료 가격 인상분 국고 지원과 농어가 정책자금 금리 인하 등 극소수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정부는 농업계에 부담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료가격 인상 지원 분담률과 관련, 정부 30%, 지자체 20%, 농협 30%로 사전협의가 이뤄졌지만, 이후 정부 10%, 지자체 10%, 농협 60%로 분담률이 일방적으로 조정되면서 농업계의 부담이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분담률이 각각 10% 로 줄어들면서 농협은 1800억원의 추가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학구 상임대표는 “대선 공약으로 비료 가격 상승분을 대폭 지원해 농가부담을 낮추겠다더니, 오히려 농업인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려 하는 새 정부를 어떻게 믿고 5년 동안 국정운영을 맡길 수 있겠냐”면서 “농업분야는 매년 본예산 편성과 관련해 홀대를 받아 왔는데, 이제는 추경을 편성하는 데 있어서도 차별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대조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도 “정부는 코로나19와 물가 상승으로 피폐해진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고, 농업 분야도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런데 정부가 한순간에 말을 바꿔 비료 가격 인상분 국고 지원을 10%로 줄이고 농협에 60% 분담을 지시했다. 이런 방식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힘겨워하는 농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농업분야 예산을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4-H본부,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한국4-H청년농업인연합회 등 한종협 소속 60만 회원은 결의문을 통해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4250억원을 삭감했지만, 농업인을 위한 지원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타 산업 분야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비료 가격 인상분 국고 지원 분담률을 재조정하고, 농업분야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추가적으로 에너지 바우처 지급, 사료 가격 인상분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종협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위성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만나 추경에 대한 농업분야 정책 건의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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