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을 낮추려 수입 농산물 가격을 낮게 신고해 국내 시장을 교란하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입 농산물 가격 저가신고 근절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 이학구)는 지난 4일 수입 농산물 가격 저가신고 근절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일부 농산물 수입 업체가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조양파 수입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난해 건조생강에 이어 또다시 농산물 관세 탈루 문제가 불거지자 농촌 현장에서는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지 모르겠다’며, 관세청의 안일한 행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300여톤의 건조양파가 수입됐고, 이중 약 2500여톤이 수입 가격 저가신고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이 수입한 건조양파 수입단가는 kg당 1000원 내외.
한농연은 “수입 업체들이 건조양파 가격을 신선양파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분 함유율이 높은 양파의 경우 신선품 대비 가공품 수율이 13~15대1에 불과한 데다 인건비, 전기세 등 가공비용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난해 문제가 됐던 건조생강 수입 업체가 버젓이 건조양파를 수입하고 있어 사실상 관세청이 이를 묵인해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저가신고 의혹을 받는 2500여톤의 건조양파를 신선양파로 환산할 경우 3만톤 정도로, 최근 양파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시장격리 물량(저장양파 2만3400톤, 조생종양파 약 1만톤)을 고려하면 시장을 충분히 교란하고도 남을 물량이라는 것이 한농연의 지적이다.
한농연은 이어 “이러한 문제는 비단 양파에 국한된 일이 아닐 것이다. 시세 차익이 크고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저가신고 유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조속히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후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여 영구퇴출 조치를 취하고, 건조양파와 같이 사실로 확인된 품목은 사전세액 대상에 포함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할 시 한농연 14만 회원은 관세청의 무책임한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대정부·대국회 활동에 전면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경고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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