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이 천장을 뚫을 기세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인 곡물 수입 가격이 3분기에는 더욱 오를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사료·식품업계의 원가 부담 또한 치솟게 됐다. 식량안보 강화와 함께 축산농가 등에 대한 생산비 인하 대책이 요구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국제곡물 5월 관측’을 보면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59.9, 사료용 158.9로 전망됐다. 전분기와 견줘 식용은 11.3%, 사료용은 10.7% 올랐다. 이 지수는 2015년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이다. 3분기 전망은 더 암담하다. 식용 171.7, 사료용 169.7로 2분기보다 각각 7.4%, 6.8%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농경연은 세계 밀·콩 생산량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데다 남미 작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3분기엔 흑해지역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 시기에 계약한 물량이 도입돼 단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식물성 유지류 수급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농경연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바라기씨유를 중심으로 식물성 유지류 가격이 크게 뛰었다. 3월 해바라기씨유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 차질 우려로 1t당 1000달러 넘게 상승해 역대 최고치인 2570달러를 기록했다. 농경연은 흑해지역 항만 폐쇄로 인한 수출 차질과 파종면적 감소 등으로 해바라기씨유의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해바라기씨유의 기록적인 가격 상승은 카놀라유·대두유·팜유 같은 소비 대체 유지류의 연쇄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팜유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아예 수출을 금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유지류 공급망 불안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품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