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현찬)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새 정부 농특위의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3주년 좌담회를 열었다. 농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설치를 약속한 농정 자문기구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3년차인 2019년 4월25일에야 지각 출범하면서 ‘기대 반 실망 반’이란 반응을 낳았다.
이날 좌담회에선 절반의 기대마저 3년 동안 실망으로 바뀐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통령 직속’이란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농특위원장과 대통령이 독대한 사례가 없고 농정 전환을 위해 정부 부처 참여와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도 무력했다는 점에서다.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역대 정부에서 농어업이 홀대받았던 만큼 농특위 출범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면서도 “농특위는 형식만 갖췄지 기능은 없었고 ‘대통령 직속’이지만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농업계는 차기 정부에서도 농업과 농특위 홀대가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농업계 인사를 배제하는 등 ‘농업 패싱’ 조짐이 역력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19일 인수위가 대통령 소속 위원회를 부처 소속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반발이 컸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농업문제는 범부처 협력이 필요한데 범부처 기구를 부처 기구로 만들면 농특위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기구로 전락한다”며 “관련법 개정 과정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대조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은 “인수위가 보여주는 농업 홀대가 차기 정부 5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농특위는 농민단체·시민단체·전문가 등과 연대해 대선 농정공약 이행 점검단을 구성하고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현찬 위원장은 “농어업에 대한 여전한 홀대는 농특위 역할이 미진했던 탓 아니냐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후·식량 위기 심화 속에 농특위가 다룰 과제는 엄중하다”며 새 정부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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