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on
 
 
    > 게시판 > 농산물뉴스
 
[농민신문] 쌀 시장격리, 더이상 시간이 없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4-18 조회 1373
첨부파일


     20㎏ 4만8000원대로 떨어져 벼 헐값에 내다파는 농가 속출 

     농협도 손실 커 농촌경제 휘청

     “정부, 잔여물량 매입 서둘러야”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2. 4. 18


 “하루가 멀다 하고 뚝뚝 떨어지는 쌀값을 보면 정말 피가 마릅니다.”

정부가 2021년산 쌀 시장격리에 미적거리면서 산지의 애가 타들어가고 있다. 쌀값 하락세가 눈에 띄게 빨라지면서다. 산지에선 “정부가 관련 법에 따른 시장격리(매입)를 더이상 지체해선 안된다”고 호소한다.

산지 쌀값은 4월로 접어들면서 급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한포대당 4만8464원(80㎏당 19만3856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수확기(5만3535원)보다 9.5%, 지난해 같은 때(5만5730원)보다는 13% 낮다. 벼값 하락세도 심각하다. 지난해 수확기 40㎏ 한포대당 6만7000원대(농협 매입 기준)였던 것이 이달 초순 기준 5만4000∼5만5000원으로 20% 가까이 폭락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5만2000∼5만3000원에도 내놓겠다는 농가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산지 쌀값은 4만5000원대(80㎏ 기준 18만원대) 추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 수확기 가격이 3만8303원, 2018년 4만8392원이었으므로 4∼5년 전 가격으로 후퇴하는 셈이다.

산지농협은 존폐 기로에 처했다. 3월말까지 벼값 하락으로 이미 1800억원가량이 공중으로 사라졌고, 벼값 하락세가 멈추더라도 2021년산으로 최소 36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농협 손실은 올해 농가소득 감소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전국 쌀 생산농가는 53만6000곳으로 전체 농가(103만5000곳)의 51.8%를 차지한다. 농협은 수확기 농가 벼 출하물량 가운데 50% 이상을 매입한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을 본 올해는 벼 매입 여력이 크게 약화해 벼를 적극적으로 사들일 수 없게 된다. 농협이 매입하는 벼값이 지난해보다 40㎏ 기준 8000원만 하락하더라도 농가소득은 1조원이 날아간다.

농촌경제가 휘청거리는 데도 정부는 2월8일 1차 시장격리 이후 두달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당정은 지난해 12월28일 20만t을 우선 매입하는 등 모두 27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양곡관리법에 따른 조치이다. 양곡관리법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초과생산량)이 생산량의 3% 이상이면 정부가 (남는 물량을) 매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엔 초과생산량이 27만t으로 생산량의 3%인 11만6000t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정부는 우선 격리물량 20만t 가운데 14만5000t만 매입하는 데 그쳤다. 계획잔여물량 7만t까지 합하면 정부양곡창고로 들어갔어야 할 12만5000t이 현장에서 헤매고 있다.

농민들은 쌀값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고 국민이 마시는 하루 커피값이 22일분 쌀값일 정도로 쌀값이 크게 낮은 데도, 정부가 법적 행위인 쌀 시장격리를 망설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한다. 문병완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전국협의회 자문위원(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시장격리 잔여물량 12만5000t을 이달 중 격리해야만 쌀값 급락세를 막을 수 있다”면서 “농민들도 올해 쌀 수급안정을 위해 적정 재배와 품질 고급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신문] 과일지도 바뀐다...사과, 2070년대 강원도서만 생산 가능
  [농민신문] CPTPP 절차 마무리…농업계 허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