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5일 기준 20㎏들이 한포대당 평균 4만8464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순기와 견줘 746원(1.5%) 하락한 것으로, 올들어 최대 낙폭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10∼12월)엔 5만3535원이었다. 하지만 올 3월15일 5만원선이 붕괴됐고, 4월5일엔 4만9000원선마저 내줬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월19일 ‘농업전망 2022’ 대회에서 올 단경기(6∼8월) 산지 쌀값을 4만8000원 내외로 전망했다. 단경기를 두달이나 앞둔 상황에서 산지 쌀값이 전망치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벼값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농협경제지주·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에 따르면 산지 벼값은 11일 기준 40㎏들이 한포대당 5만4000∼5만50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비축용 벼 매입가격(7만4000원선)보다 2만원 정도, 산지농협 평균 매입가격(6만7000원선)보다는 1만2000∼1만3000원 낮다.
값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3월 하순 조생벼 모판 준비 시기를 앞두고 일부 농민이 그동안 육묘장·비닐하우스 등에 보관했던 2021년산 벼를 시장에 앞다퉈 출하한 것이 값 급락 요인이었던 만큼 당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수확기 산지농협에 무이자로 빌려줬던 벼 매입자금 2조2000억원 가운데 상환일이 곧 돌아오는 1조2000억원에 대해 상환일을 3개월가량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8일 사실상 확정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산지농협이 상환 대금 마련을 위해 시장에 벼를 헐값에 내놓는 것을 막고 농가로부터 벼를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값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더 우세하다. 산지 재고량 자체가 워낙 많은 데다 소비마저 장기 침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산지농협 쌀 재고량은 평년보다 19만t, 전년보다는 28만∼30만t 많다.
산지에선 정부가 4월 안에 계획물량 가운데 나머지 12만5000t을 당장 격리하거나 격리하겠다는 발표라도 내줘야 급락세를 막을 수 있다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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