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력, 구하기도 어렵고 비용부담 ‘눈덩이’ … 올해도 비상
남해군 ‘마늘재배영농지원단’ 운영 … 올해 1만2,000명 계획
“중소기업, 인력지원특별법 가동 … 농업도 적극 도입해야”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2022. 4. 10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인력 문제가 또다시 농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던 농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건비 폭등까지 감내해야 처지다. 하지만 지자체와 농협이 합심해 인력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사례도 있고 분야는 다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지원특별법을 제정해 정부 차원에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들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따져본다면 ‘농촌인력지원특별법’ 제정도 마땅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주요 양념채소인 마늘은 고된 작업으로 ‘악명’이 높다. 쭈그리고 앉아서 하는 작업 자체가 누구에게든 부담이 크다. 고령화에 따른 마늘농사가 점점 쉽지 않아, 주산지의 명성도 잃을 처지에 놓인 지자체가 있다. 바로 경남 남해군(군수 장충남)이다.
남해군은 지난 2018년부터 마늘농사의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이름하여 ‘마늘재배 영농지원단’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 남해군은 지난해 1인당 12만원의 인건비(인건비·교통비·간식비)를 기준으로 군과 농협이 70% 부담해 농가부담을 대폭 줄였다. 마늘 수확(5월 경)과 파종기(9월 경)처럼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할 때, 농가가 농협에 영농지원단을 신청하면 인건비의 나머지(약 30%)만 부담하는 구조다. 2019년 4,000여명의 마늘영농지원단 규모는 2020년 6,000명, 2021년 8,000명이었고, 올해는 1만2,000명까지 계획하고 있다.
박현숙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 마늘팀장은 “영농지원단은 이전부터 운영했으나 마늘영농지원단으로 특화한 것은 2018년이다”라면서 “마늘 주산지다 보니 군과 농협 모두 마늘품목에 대한 지원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남해군지부 관계자는 “남해군에 인접한 도시지역에 60세 넘은 분들은 일자리가 없다. 전남 쪽으론 광양·여수·순천, 경남은 삼천포·사천·진주·고성·거제까지 인력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작업반의 반장역을 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인원을 얘기하면 그에 맞춰서 마늘작업까지 완료한다”면서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마늘영농지원단 사업이 5년 차에 접어드니 작업하러 오시는 분들의 숙련도도 높아졌다”며 농가 만족도에도 점수를 줬다.
이태문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마늘은 기계화가 어려운 작목으로 손이 많이 간다. 작년 수확기 때는 비가 많이 내려 수확 작업이 더 몰렸다. 1인당 13만원이 최고치라고 생각했는데 하루가 지날 때마다 1만원씩 올랐고 15만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지난해 인건비는 8만원을 최저선으로 점점 올라갔다면 올해 인건비는 13만원부터 형성될 것이란 점이다. 겨울철 인건비가 12만원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이 추세가 마늘 수확작업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고 답답해했다.
한편으론 농촌인력 지원이 법적 대책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중소기업의 인력난도「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을 통해 출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무진 해남군농민회 조직교육위원장은 “인력난에 시달리던 중소기업도 2003년 인력지원특별법을 제정해 중소기업 활성화에 국가적 지원을 보태고 있다. 공익적 가치로 따지면 농업의 심각한 인력문제도 국가적 해법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은 중소기업의 인력수급·인력구조 고도화·인식개선 등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용촉진 효과를 거둬 국민경제와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중소기업 인력지원 기본계획을 5년마다 세워야 한다. 특히 인력을 원활히 수급하기 위해 인력채용 연계사업, 고용장려금 지급, 구인활동 지원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직접지원의 근거도 마련돼 있다.
이무진 조직교육위원장은 “농촌인력 문제는 농민 개개인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남해군의 사례를 전국 농촌현장에 적용하면서,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과 같은 농촌인력지원특별법도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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