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수입량 큰폭 증가 식품업체들 중국산 비중 늘려
신선양파로 환산땐 3만t 수준
“정부 수급대책 효과 얻으려면 건조양파 영향 정확히 분석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4. 8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이 최근 몇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을 신선양파로 환산할 경우 3만t이 넘기 때문에 건조양파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이후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0년 969.8t이었던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은 2013년 1259.6t을 기록한 뒤 2019년 1581.4t까지 완만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2020년 2058.2t이 수입돼 1년 만에 30% 이상 급증했다. 2021년에도 2261.1t이 수입되며 2년 연속 2000t 이상 수입됐다. 건조양파가 2000t 이상 수입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00년 이후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이 2000t 이상을 기록한 건 2005년, 2020년, 2021년 단 세번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20년 국산 양파값이 오르자 저가신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국산 양파는 2020년 3월부터 1㎏ 상품 평균가격이 1000원대를 웃돌며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갔고, 실제 2020년 3월 45.8t에 불과했던 중국산 건조양파 수입량은 4월 100.8t, 5월 119t으로 급증한 바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제조업체들의 가공식품은 레시피가 정해져 있고 그에 따라 투입 원가도 고정돼 있다”며 “국산 양파값이 오르자 식품제조업체들이 가격이 낮은 중국산 비중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중국 보따리상들의 왕래가 끊긴 것도 수입 증가 요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보따리상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로를 이용해 건조양파를 공급받던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건조양파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늘어난 수입량이 통계에 잡힌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저가신고로 밝혀진 중국산 건조생강 수입량도 2019년 431.7t에서 2020년 919.1t으로 늘어났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건조생강 저가신고 문제도 비공식적인 수입 경로가 막히자 국내 일부 업체들이 무리하게 수입을 추진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며 “건조양파도 비슷한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털어놨다.
생산자단체는 건조양파의 수입량을 수치 그대로 평가해선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양파의 건조비율이 13∼15대 1에 달하는 만큼 건조양파를 신선양파로 환산해봐야 국내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과 2021년 건조양파 수입량을 신선양파로 환산하면 각각 2만6757∼3만873t, 2만9394∼3만3916t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국산 신선양파 수입량이 각각 2만6888t, 2만8076t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건조양파 형태로 중국산 양파가 더 많이 수입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부는 폭락한 양파값 반등을 위해 출하지연 등 각종 수급정책을 시행 중인데 건조양파의 영향력을 오판할 경우 정책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산 국산 양파 재고량은 3만9878t이다.
강선욱 한국양파생산자협의회장(경남 함양농협 조합장)은 “중국산 건조양파에 대한 불법 저가신고 의혹이 불거진 만큼 국내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신선양파로 환산할 경우 3만t 이상이 추가 수입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정부의 수급정책 효과가 무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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