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실력·전문성 인정받아”
시장 개방론자…농업계 우려
경제부총리 등 후속인선 속도
농민신문 홍경진 기자 2022. 4. 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사진)를 지명했다.
한 후보자는 1970년 공직에 입문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김대중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통령 경제수석, 노무현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를 지냈다. 또 이명박정부에서 주미대사, 박근혜정부에선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됐다.
윤 당선인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표적 개방론자인 한 후보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하는 등 농업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있던 2000년 7월 한·중 마늘협상을 타결시키면서 2002년말 종료되는 중국산 마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이면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2002년 7월 경제수석에서 물러났다. 2014년 한·중 FTA 타결 당시 농업계가 주장했던 무역이득공유제 도입과 관련해선 무역협회장으로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이력 때문에 농업계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새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CPTPP 관련 질문을 받고 “원칙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경제가 해외 많은 국가와 일종의 경제 통합을 이룬다는 것을 대부분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윤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한 신흥안보위원회 설치와 관련, 그는 “공급망 문제 또는 세계화 문제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어두운 면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세계화와 개방을 통해 성장하는 경제에서 우리가 얻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적 약자로서 떨어지기 쉬운 분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반드시 같이해야 된다”고 말했다. 총리실 직속으로 설치될 안보위 기능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적 약자까지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초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시작으로 경제부총리와 부처 장관 등 후속 인선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적어도 다음주 안에는 새 정부의 전체적인 내각에 대한 발표와 구상을 설명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등이 경제라인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과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 등이 거론된다. 이 의원은 대선기간 후보 수행단장으로 윤 당선인을 밀착 보좌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국회에서 줄곧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해 농업분야 현안 이해와 예산 확보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정통 농업관료 출신인 정 전 청장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을 지내면서 귀농·귀촌 사업 등 주요 농업정책을 총괄한 농정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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